우리의 삶은 시간에 의해, 시간 속에서 진행되고, 또 마치게 됩니다.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쓰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들을 하게 되지요.
어제 저녁에는 새벽에 모기 때문에 자다가 일어나 기어이 모기를 잡고 다시 자리에 누웠습니다. 그러나 또렷해진 정신 속에 잠으로 채워야 할 시간들이 흘러가고, 뒤척이다 든 잠에서 깨니까 5시 40분입니다.
오늘 아침 강선생님과 운동을 해야 하는 날인데.....허겁지겁 내려가니 또 비가 오고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안개낀 가을비가 맞기 싫어서 다시 올라 왔습니다. 바람을 맞은 강선생님께서는 아침부터 기분이 우울하셨겠지요. 죄송합니다.
출생에서 죽음까지처럼 '연속선상의 두 지점 사이의 간격'으로 정의되는 시간은 우리가 부여하는 만큼의 가치만을 지닙니다. 시간은 절대적이 아니라 각자의 느낌에 따라 한 사람의 시간이 다른 사람의 시간과 동일하지 않는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의미이지요.
시간의 흐름은 모든 것을 변하게 합니다. 외부의 환경이나 외모와 자신의 내면의 자아도 끊임없이 변하지만, 우리는 그런 변화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에 안주하고 변화에 저항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늘 변화와 함께 있거나 가면서도 그런 변화를 내 스스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편하게 친구로 느끼기는 힘들어 하지요.
스님들이 공부하는 불교도 사실은 그런 변화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불확실한 변화를 불안해하지 않고 편안하게 껴안기 위한 것입니다. 나이를 "55살"이라고 하지 않고 "5학년 5반"이라고 하는 것도 시간 개념으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젊음의 패기와 열정을 그리워하면서도 되돌아가고 싶지 않는 것은 그 시절의 방황과 혼돈이 싫기 때문이지요. 내가 누구인지 더 잘 알고, 내 인생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고,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지 더 잘 알게 되는 현재의 삶을 젊음의 무의미함과 바꾸고 싶지는 않습니다.
젊은 시절의 꿈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 꿈처럼 살지 못했기 때문에 나이들면서 젊은 시절의 꿈을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멋지게 나이들면서 후회를 가져다 주는 것은 살지 않는 삶이지 살아보지 못한 삶이 아니란 것입니다.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가을비 오는 아침을 맞으며 나에게 기본적으로 주어진 생존의 시간들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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