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가사의 대가이신 소고당 고단 님의 "친정길"을 옮겨 봅니다.
고향이 그리워서 서둘러온 친정길 우리친정 장홍평화 수려한 산천이여
사면을 바라보니 신구감회 교차한다 동창에 달비치고 황혼에 매화피니
달구경도 하려니와 봄소식도 즐기리라
어여뿔사 동백꽃은 새벽이슬 젖은얼굴 햇빛받아 방긋웃고 혜초가 흙을이고
뾰죠롬이 고개드니 때마침 모춘이라 구십춘광 긴긴날에 병아리 모이쪼고
벌나비 고임받은 각색꽃이 황홀할사
떡갈잎 무성하면 뻐꾹새 자로울고 팽나무잎 우거지면 꾀꼬리 새끼쳤지
새록새록 그리운정 우리어른 추모할제 양친부모 따사한정 어디가서 받자올지
울어머니 고운자태 어느곳서 다시뵐고
대소지친 고인되고 숙모한분 종숙모님 큰댁형님 세분어른 반가워서 손을잡네
젊어서 곱던모습 팔십넘어 구순노경 세월이 무상하여 할미꽃이 되시었소
오호라 허무할사 회억은 끝이없다
석양받이 아래채의 비스듬한 지붕위에 박넝쿨 얼키설키 가득하게 덮인초가
기울어진 그지붕도 이제는 자취없소 마당가득 나니던 고추잠자리 간곳없네
풀나무 타던향기 꿈속에도 아련한데
석양을 등에지고 소를몰고 오던영감 조서방도 이제는 이승사람 아니외다
중천에 햇님방긋 뭇새의 환호성에 죽심원에 깊이든잠 놀라깨니 아침이라
날듯이 상쾌하게 하루생활 시작했죠
동백꽃 꿀따먹고 찔레꺽고 앵두따고 나물케고 우렁잡기 뒷동산에 버섯따기
방과후에 토끼처럼 잘도뛰고 놀았지요 우리큰댁 정화사는 문화재로 지정되고
나의친제 죽심원은 이제는 빈집터라
울창하던 왕대나무 지엽진췌 무성무색 우리동생 고영일이 집을짓고 환향하면
의의연 흔흔연 할날이 멀지않다 왕희지는 대나무를 차군이라 봉군하고
차군은 사군자의 으뜸이라 고산선생
오우가의 대의노래 적어볼까 "나무도 아닌것이 풀도 아닌것이 곧기는
뉘시키며 속은어이 비었느냐 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좋아 하노라"
소나무에 뜨는달은 옛모습 그대론데
뒷동산 귀촉도는 어찌하여 울잖을까 구대세거 고향땅에 태어난 이사람은
출가한지 오십칠년 백발노파 늙은몸이 부모부재 친정에 근친이 웬말일꼬
숙모종숙모 생존하니 어찌친정 아니리오
산천은 의구한데 우리지친 뵐길없네 인명은 재천이거늘 마음대로 생존하리
칠대소가 제질들아 일곱박사 고맙다만 더욱더욱 연마하여 가문을 빛내거라
시절인연 다시만나 우리숙질 종남매간 동백산 찻등에가 상춘곡을 읊어보자
1996년 병자년 暮春 소고당.
이름은 고단.호는 소고당.전남 장흥읍 평화리 생.장흥초등학교 졸.
가정에서 조부에게 한학을 수학.일본 조도전대학 강의록으로 수료.
18세에 전주에 출가.3남4녀.자녀들 모두 박사학위 취득.1922년 생.
2006.10.19.05:20~06:50.추석때 고향을 회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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