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같이 살아오면서 서로간에 정이 든다는 것은 서로 뜨겁게 사랑했거나 지나온 세월동안 겪은 삶의 굴곡을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냥 옆에 있어 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호시우보(虎視牛步)라고 호랑이처럼 매섭게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소처럼 우직하게 서로 바라보며 서로를 의지하며 한 걸음씩 지나온 세월의 깊이가 바로 부부간의 정의 밀도가 아닐까 합니다.
처음에는 인생을 '함께할 누군가'를 찾아 배우자로 정하지만, 이 때만 해도 함께 한다는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때입니다. 그냥 어른들의 말을 낭만적인 사랑과 행복의 의미로 차용했을 뿐이지요.
나이가 들면서 주위에서 죽음이 다가오는 소리들을 듣거나 접하게 될 때가 되어야 비로소 그 뜻을 이해하게 됩니다. 우리가 혼자 여행 중이거나 아파서 입원을 했거나, 영원한 이별을 준비해야 할 때, 내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 안정을 주리라 생각되지 않나요? 영화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곁에 있는 배우자나 자식의 손을 잡고 웃으며 눈을 감고 운명을 맞이하는 것도 그런 정신심리적 표현의 하나일 것입니다.
아이들이 부모가 옆에 있으면서 돌봐줄 때 가장 행복해하고 가장 즐거워하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사랑은 바로 배우자나 가족 혹은 다른 사람 곁에서 그들을 돌봐주고 그것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런 연결을 통해 같이 있지는 못해도 서로 사랑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지요.
부부 사이에, 부모와 자식 사이에, 친구 사이에, 이웃 사촌들 사이에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얼마나 잘 사는지, 어떤 사람들과 지내는지 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항상 서로 필요할 때 곁에 있어줄 수 있고, 마음을 열어줄 수 있기만 하면 우리 안에 사랑은 살아나고 삶은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날씨가 추워집니다. 추운데도 내 곁을 지켜주는 가족들, 친구들, 이웃 사촌들에게 내가 지금 그들 곁에 있음과 내곁에 있어주어 고마움을 표현해보시지요. 그것이 사랑과 인연의 정을 공고히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랍니다. ^!^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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