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떤 택시 기사분을 만났습니다. 9월 중순에 밤에 늦게 휴가도착한 큰 아들을 태우고 집으로 가다 너무 피곤하여 횡단보도에서 지나가는 젊은 아가씨를 살짝 추돌했답니다.
가까운 종합병원에서 무릎의 불완전 골절로 4주 진단이 나왔는데, 환자가 추석 지나 더 큰 종합병원으로 옮겼는데, 그곳에서는 인대파열로 수술을 했다는군요. 2-3주면 퇴원하리라 했는데, 아직까지 걷지도 못하고 있답니다.
진단이 10주 이상 나오면 보험에서 처리해주지 않고 개인합의를 봐야 한다는군요. 그래서 불안해서 가슴이 뛰고 숨이 답답하고 잡도 못자고.....못 살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그럼 한번 찾아가 보시라고 했습니다. 전화는 세 번 드렸지만 직접 찾아가기는 아주 내켜하지 않더군요. 환자가 죽어가는 중한 부상도 아닌듯 한데, 주변에서 그렇게 걱정만 하지말고, 쥬스 한 상자 사서 들고 문병을 가서 궁금한 것도 알아보고, 위로도 하고 하는 것이 앞으로 합의를 볼 때도 좋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별로 내켜하지 않아 그러면 그렇게 마음 졸인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중한 상태도 아니니까 잊어버리고 일이나 열심히 하시는 것이 더 좋겠다고 했더니 그러마고 한결 환해진 모습으로 웃으며 돌아 갔습니다.
우리는 암 환자들에게 가서 일부러 '암'이나 '죽음'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 분들에게는 '암'이나 '죽음'같은 단어가 들어간 농담을 해주어 웃게 만들고 직접 대면하게 만드는 것이 더 환자를 도와주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을 피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자신이 곧 죽을 때가 되었나 보다하여 환자를 오히려 더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환자들도 대부분 자신의 상태를 짐작하고 우울해 있기 때문에 웃고 즐기는 것이 투병의지를 더 진지하게 강화시키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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