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더 인간적이 되고, 그것을 철이 든다고 표현한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오래살 수 없다는 기본적인 인식을 갖게 되고, 그 결과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해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영원한 존재가 아니라는, 죽음이라는 회피할 방법이 없는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부차적인 것에서 본질적인 것을, 중요하지 않은 것에서 중요한 것을, 그리고 소음 속에서 신호를 간단히 구별해서 올바른 관점에서 자기 자신을 생각하게 되는 드문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용과 포용력이 넓어지면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중요한 것과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일에서 지금보다 더 현명해지고, 만족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며서 자신이나 주위의 세상에 대한 이해가 더욱더 넓어지게 된다. 자기 인식이 깊어지고 솔직해지고,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보다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지난 시절 자신 만만한 인생에서 최초, 최대의 좌절과 자기 실망을 안겨준 낙제 사태로 심리적으로 힘들었을 때, 산등성이 바위틈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들꽃 한 송이를 발견했을 때의 그 경이로움을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바위틈에서 뿌리를 박고 자신을 최대한 표현하고 있는 한 송이 꽃, 아무리 현재의 삶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언제나 맑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당당히 서있던 아름다운 한 송이 들꽃!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인생의 참다운 즐거움이 본래 어떤 것인가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적인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음을 생각하면서 그 가까이 다가가서야 참다운 삶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죽음에 대한 태도가 변한 것이 아니라 죽음을 보면서 삶에 대한 태도가 변한 것이다.
가능한 한 만족스럽고 즐거운 인생을 살고, 항상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좀더 꼼꼼하게 사물을 보거나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무엇이 소중한 것인가에 대한 나의 생각이 크게 변하게 되고, 내 인생에 무언가 소중한 의미를 추가할 수 있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런 변화를 가리켜 '컸다'고 부른다.
일부 종교인들처럼 인생의 기쁨을 연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인간과의 관계속에서 나의 현재를 최대한으로 살고자 하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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