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연상작용이 있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며, 서로 간의 연관성과는 무관하다. 생각은 임의적이고, 무질서하고, 측정이나 예측가능성이 전혀 없이 우연한 것이다.
우리가 마음이라 부르는 것도 끊임없이 생각을 일으키는 지속적인 사고작용의 소산이며, 통제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 날뛰게 되는 것이 생각이다.
그런 일관성 없는 생각들로 이루어진 마음은 자기가 바로 나 자신이라고 꼬드기고 부추기고 확신시키려 들지만, 사실은 마음은 '나'가 아님을 깨닫는 것이 좋다.
몸을 나 자신과 동일시하면, 한번 몸이 망가지면 나 자신도 망가져서 극복할 수 없게 되며, 마음이 나 자신이라면 마음을 버린다면 나도 없어져야 되기 때문에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몸과 마음이 나 자신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들과 힘들게 싸울 필요가 없다. 참나는 컴퓨터의 빈 메일 박스와 같다. 온갖 스팸메일들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쏟아져 들어와 메일박스를 혼란스럽게 채우고 있지만, 사정없이 삭제를 하고 나면 남는 하얗고 빈 공간이 바로 참나인 것이다.
우리는 생각하려는 의지의 원천에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앞일을 예상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의 저변을 이루면서 우리의 체험을 통제하려드는 뿌리깊은 아집이 작동하기 전에 그것을 놓아버릴 수 있다. 핵심에서 벗어나 본질적으로 아무 이득고 없는 것들을 스팸메일 삭제하듯이 끊임없이 주고 놓아버리고 돌아서고 물러나려는 노력이 바로 종교적인 수련의 과정일 것이다.
처음에도 생각의 내용물에 신경을 쓰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을 관찰하고 바라보고 체험하는 쪽으로 발전하면서 지혜는 독립된 자아의 의지적인 활동이 아니라 본래적인 속성의 결과로 알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깨달음은 오직 자신의 내적인 동의와 선택에 의해서만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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