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1절 한겨레 마라톤 대회에 다녀왔다. 대회 주최측에서 백지 한장을 주면서 자신의 달리는 이유를 써서 등에 부착하고 달리며 서로의 달리는 이유를 비교해보자는 정말 멋있는 시도였다고 생각됩니다.
"걷기 싫어서!"
"삶의 희열을 느끼려고"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00의 병회복을 기도하며"
"마시는 즐거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99881234"
"미쳤다"
"마누라를 위하여"
"마누라의 잔소리가 싫어서"
"그냥 좋아서"
"Enjoy the life"
...등등 여러가지 자신만의 이유들을 기록하여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부착하지 않았습니다. 뭐 특별한 이유는 없고 오늘 아침에 대회장에서 번호표를 받았고, 레이스패트롤팀들을 만나 번호표를 전해준다고 쓸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말이 맞겠습니다.
달리면서 생각해 봤습니다. 나는 왜 달릴까...?
'특별한 이유가 없다'가 처음 떠오르는 생각이고, '달리면 편해지니까'가 다음에 떠오르는 생각입니다. 순전히 이기적인 생각이지요. 그만큼 달리기는 이기적인 운동인 듯합니다. 스님들이 득도를 했으면 속세에 나와 일반인처럼 살면서 모범을 보여야 될 것같은데, 오히려 더 절에 머무르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우리 소아암 돕기 마라톤 대회에서도 이런 이벤트를 한번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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