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학교라는 모 대학 총장이신 교수님의 논문 표절 의혹이 이상하게 교수회의의 다수결 투표에 의해 신임이 되었다는 뉴스가 있다. 다른 모 대학 교수인 소설가는 후배 제자의 시를 자신의 시집에 표절했다가 학교에서 강좌를 폐쇄당했다. 어느 것이 합당한 결정일까?
나는 상가에 진료실이 있다. 우리 상가는 점주들이 주주인 주식회사의 형태로 운영되며, 손님을 속이거나 제품의 질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인에게는 회사 차원에서 경고를 하고, 점주에게 상인과의 계약을 지속하지 말도록 충고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요즘 세상은 시장 경제 체제이며, 시장에는 그 동안 종교의 전유물이라 생각되던 이야기들, 은유, 상징, 의식, 신화, 가치, 그리고 의미가 다 존재하며, 어떤 면에서는 종교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교회나 절이 위치와 신도의 수에 따라 매매가격이 달라지고, 배움의 공동체라는 대학도 이제 학생들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교육내용을 보유상품으로 마켓팅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변화에서는 함께 배우며 서로의 말을 경청하고 서로 돕던 대학도 이제 교수와 학생, 학생끼리의 관계에서 지성적 공동체라는 내부적인 인간적 내용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도 요즘은 법으로는 아니더라도 고객들과 최소한의 도덕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판매용 제품에서 뺏으면 하는 상품들의 목록을 항상 만들고 있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거의 신처럼 대우받고 있는 교수사회는 경험적으로 시장적 검증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시장의 상인들의 단점은 항상 충분히 벌지 못했다는 것이다. 항상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장의 논리는 언제나 축적과 성장, 그리고 확장을 바탕으로 깔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대학에서 진정 배워야할 것은 한 평생 살면서 어느 정도면 충분한가가 아닐까?
그런 면에서 이번 모 대학 총장님의 처신은 제자들에게 시장 상인들보다 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소위 비아냥거리는 말인 '장사치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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