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형태의 모든 창조에는 신의 의지에 따른 은총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인연법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마치 잠든 것처럼 아무 활동도 없이 조용하기만 하던 씨앗 속에서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물질적인 형상을 나타낼 수 있는 에너지가 잠재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그 에너지가 신의 은총이던 인연이던 우리의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실체로 변화되어 나타나는 것을 생명이라 하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나의 본성이 우주 만물과의 교류와 균형의 변화에 따라 물리적인 성질을 가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불교적 용어로 '나툰다'고 표현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나툰다는 말은 '없던 것을 새로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잠재되어 있던 어떤 성질이 눈에 보이는 물리적 수치로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전류가 흐르는 성질을 가진 전선이 전기장에 연결되면 전류가 흐르지만,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고 하여 전선 속에서 전류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 성질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이 세상에는 생명을 낳을 수 있는 이전의 잠재력(이것이 카르마이지요)이 없으면 누구도 태어날 수 없습니다. 우주 속의 모든 것들은 국소적인 조건과 잠재적 에너지에 따라 스스로 형상과 생명으로 표현하게 되는 것이지요.
운명은 한계와 결과를 함축하는 말인데 반해, 카르마는 기회와 선택의 자유 영역을 제공해 주는 무한한 가능성의 의미라고 이해하면 되겠네요.
선택의 영역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하는 수용체의 종류나 위치가 달라지고, 그런 수용체의 종류나 위치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질적으로 혹은 양적으로 무한대로 달라지는 것이지요. 3500년 전의 볍씨가 최근에 싹을 튀우는 것도 전혀 우연이 아니란 말이지요.
생명은 생명이 아닌 것으로 바뀔 수 없습니다. 생명은 형상과 표현만 바꿀 수 있을 뿐입니다. 사랑과 자비같은 좋은 에너지 장을 많이 넓히면 다음 생에도 그만큼 좋은 형상과 표현의 능력이 넓어지겠지요. 아마도...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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