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죽다 살았습니다.
아니, 반쯤은 이미 죽어
눈만 껌벅거리고 있었습니다.
아침 8시, 양평 쪽을 향하여 신나게
88도로를 달리는데
동호대교 지나 성수대교 지나
천호대굘 단숨에 팍 지났는데
아뿔사, 미사리 근처에서 느려터지기 시작하는
차량들... 이 시산에 무슨 일일까 하고
꿍시렁꿍시렁 거리며 개미처럼 기어갔는데
휴~~ 시간은 이미 9시가 막 넘는데
양평 누나네 집에 들러서 괌에서 오신 형님
모시고 묵호 쪽을 가야하는데
빨리 갔다 와서 저녁에 성만성 만찬엘 가야 하는데
아침부터 미사리는 무슨 일이 있어 숨이 막히나...
제기랄!!
MBC마라톤이 열리고 있는 미사리
그것도 모르고 신나게 돌진하다 갇혀버린 나
샹노무쐐끼들 아침부터 무슨 마라톤이야!!!!
마라톤을 할라믄 딴데서 할 일이지 왜 하필
내가 지나가야 하는 미사리야~~~~
차 안에서 혼자 악따굴 써 본들
쳐다보는 사람 하나 없고...
열불 나서 뛰러 가는 넘들 향하여
이노무 짜슥들아! 일욜 할 일없음
잠이나 퍼 잘 일일이지 먼 지랄한다고 말톤이야
나는 니넘들같은 족속들하고 상종도 하기 싫다.
우리 동네 리동운이하고 나하고는
이런 무 경우로 길 막아 안 뛰고
널널한 남산에서만 뛴다.
리동윤원장님,
이거 대한민국 마라톤 몽땅 다 없애야 합니다.
결국 어제 저녁 만찬엘 못가고 나만
쫄쫄 굶었습니다.
나는 앞으로 죄 없는 차들 붙잡아 놓고 뛰는
그런 상스런 행동 절대 안하겠습니다.
짜증나서 할복자살 할 뻔 했습니다.
물렀거라 마라톤
마라톤을 작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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