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별 생각없이 몸은 '나'라고 표현하지만, 다리는 '나'라고 하지 않고 '내 다리'라고 한다. 다리는 스스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작동하는 물질적인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몸도 자아와 마찬가지로 아주 복잡한 과정을 거쳐 독자적으로 움직이지만, 몸과 나와의 동일시를 중단하더라도 그 기능들은 여전히 독자적으로 진행되어 생명이 유지된다.
생존의 기능은 이처럼 독자적으로 이루어지며, 마음과 몸의 존속은 정신과 의식의 표현으로 나타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우리 자신의 업(까르마)에 따라 움직이며, 나 자신과는 무관한 비인격적 생존조건의 일부이다.
달리기를 할 때 자아가 훈련방법을 정했다고 내세우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즐겁게 훈련에 몰입할 수 있다. 그런 즐거움은 저절로 일어난다. 만일 자신이 그 훈련방법을 만들었다고 주장할 경우 훈련의 완성도, 내용, 효과나 적절성 등에 대한 신념체계와 관련이 있는 다양한 느낌과 걱정이 일어날 것이다.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아의 일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야기들 하지만, 자아의 인과관계에 대한 믿음은 "내'가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고작용까지도 사실은 독자적으로 이루어지며,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나'의 존재를 믿고 그에 집착하면서 시작되는 자아의 사고작용의 결과인 것이다.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나'의 존재를 버릴 때, 즉 부모가 자식을 키우고 가르치면서도 스스로 키우고 가르쳤다고 느끼지 않는 것처럼 베풀고 베풀었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을 때, 인생에서의 큰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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