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2년 의예과 2학년 가을에 등산한던 친구들과 2박3일간 군용 A형 텐트와 군용나침판, 그리고 지도를 보고 또 보면서 하던 종주...그 후 35년이 지나 그 때의 나만한 막내아들과 함께 성삼재에서 노고단, 세석평전을 지나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오는 약 35km에 이르는 주능선을 12시간에 걸쳐 완주했다.
비바람 치던 새벽 4시 30분에 성삼재를 출발하여 온통 안개 속을 걷고 걸어 맑고 푸른 하늘 속에 오후 4시 30분에 중산리 매표소에 도착했다.
막내는 처음으로 한 장거리 산행에 후반에 조금 지쳤지만, 잘 참고 끝까지 웃으며 따라와 주어 고마웠다.
예전에 손과 몸으로 갔던 산행이 잘 정비된 등산로 덕분에 한결 편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었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 또한 사실이다.
문제의 핵심은 길이 정비되어 다니기가 편하고 좋아졌다는 사실에만 촛점을 맞추면 될텐데, 우리는 인공시설물들이 너무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새로운 사실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그냥 가면 보폭을 내 마음대로 내디딜 수 있지만, 계단은 억지로 높이나 폭에 맞춰 보폭을 옮겨야 하고, 너무 많은 출입통제와 제한 구역으로 마음대로 다닐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새로운 사실들이 많아지면 질수록, 우리의 삶은 더 불평불만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엘리트 집단들은 자신의 전문가적 자질을 인정받기 위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불확실한 나쁜 소식들을 확대재생산하는 언론의 기조, 삶의 고통을 유발하는 소유심리의 전파같은 부정적이고 이기적인 핵가족적인 생활행태 때문이다.
이제 이런 시각에서 벗어나 "함께 더불어 서로를 배려하며 사는 대가족적인 시각'의로의 긍정적인 인식 전환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자연훼손을 막는 산생활이 가장 중요한 시작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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