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에 쌓인 지리산 능선을 걸으며 갑자기 생각나 같이 간 막내에게 해준 말이다.
아무리 안개가 짙더라도 비가 그치고 바람이 불어와 쌓인 안개를 밀어내면 산은 항상 그자리에 그대로 변함없이 우리를 맞는다. 단지 안개 때문에 우리가 산을 보지 못할 뿐이다.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거나 끄덕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는 산처럼, 우리도 자신의 삶의 가치에 근거하여 굽히거나 흔들림 없이 공명정대하여 조금도 부끄럼이 없는 바르고 큰 용기있는 마음이 호연지기이며, 이것은 살아가면서 스스로 자신 속에 올바르게 쌓아올린 의(義)와 도(道)에 따라 길러지고, 이것을 잃으면 인생은 시들고 만다.
우리의 일상은 자신의 삶의 척도를 '남'에게 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부럽지 않게'라는 말이 그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까치발로 불안하게 서서 다른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을 겻눈질하며, 자신의 잘난 점을 드러내 보이지 못해 안달하며,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항상 남의 이목에 신경을 써서 자신 앞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남 못지 않게' 되지 못해 안절부절하고 있다.
불교 신자들이 지켜야할 가장 기본이 되는 계율이 "5계'이다.
살생, 도둑질, 음행, 거짓말, 음주하지 않는 것으로, 스스로 자신을 삶의 주인으로 인정하거나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는 마음의 갈등 때문에 생기는 옳지 않는 행동들이다.
호연지기의 목적은 일상에서 삶에서 자유를 얻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열심히 떳떳하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순하고 성실하게, 자만하거나 결코 자신을 비하시키지도 말며 즐겁게 살자'던 나의 대학 때 삶의 기준이 새삼 생각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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