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쥔장님, 저 요즘 방학인데도 왜 이리 바쁜가요.
학교 아이들은 자꾸만 캠핑 떠나자 졸라대는데
내 안의 시간은 허둥허둥 갈피를 못 잡아요.
어제는 그 시간 하나 꺼내어 물었지요.
나도 캠핑 좀 떠나면 안 되겠냐고
서너 날 그렇게 제발 안 되겠냐고
닷새도 아닌 열흘도 아닌, 제발 부탁한다고
물가 흥건하게 나도 좀 누워 보자고
나도 한번, 마음 밖 시간들과 친해 보자고
못된 탈레반도 아니면서 왜 날 가두냐고
지긋지긋한 토굴, 나도 한번 푸르러 보고 싶다고
고얀 화약 냄새 때문에 나 알레르기 비염 들겠다고
가두지 말고 풀어 주어 이 세상 여행 함께 떠나자고
오늘도 아이들이 또 조를 것만 같아요.
"형님, 제발 울릉도 함께 떠나요"
2.
베란다.
바람도 안 부는데
배낭 저 혼자
들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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