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45-5]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 색ㆍ성ㆍ향ㆍ미ㆍ촉ㆍ법의 여섯 가지 경계인 육경(六境)이 없다: 분별함이 없다는 말은 바로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이 없다는 말이다
무분별함은 육근과 육경[육진(六塵)]을 부정하는 말이다. 즉 육근과 육경, 즉 십이처를 부정함으로써 공(空)의 참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뿌리가 끊어졌는데 싹이 날 수 없는 법이다. 죄 또한 자성이 없으니 마음으로부터 일어난 것이다.
세상에 절대적으로 죄도 법도 없으니 단지 고요함만 있을 뿐이다. 나무가 아무리 겨울 바림이 세차고, 눈이 쌓여도, 여름 홍수가 범람하고 물에 잠겨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바람이나 물결에 휘둘리지만 고요히 서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죄는 자성이 없는 것이니 마음에서 일어난 것이다. 만약 내 마음이 없다면 죄 또한 없어지는 것이다. 죄도, 마음도 함께 없어져 공해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참회라 할 수 있다. 진참회의 참(懺)은 과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고, 회(悔)는 두 번 다시 범하지 않는 것이다.
허공은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으며 들리지도 않으며 느낄 수도 없다. 그래서 찾으려 해도 찾을 수도 없는 일이다. 직접 대면했다고 해도 평상시처럼 반짝거리며 빛날 뿐, 그냥 고요하다. ‘뿌리를 얻었다’는 말이 허물이 있으나 ‘알아 얻었다’에서 그 허물을 쓸어버린 것이다.
이 근복적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면 이미 의식이 거짓을 버리고 참 속으로 들어가 나의 몸이 있는 것이 아님을 알 것이다. 내 몸이 없는데 세상 천지나 우주 만법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냥 자연히 청정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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