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또 포기하는것인가.
이렇게 허무하게 1박2일의 달림을 끝낼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갈것인가.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고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글을 올리는 지금도 사실 눈가가 흐리지만 죽을 작정으로 꼭 완주하고 싶었습니다. 늦더라도. 모두가 돌아가고 혼자 들어가서 혼자만 아는 완주일지라도 꼭 완주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도 고통이 심해서 뒤에 따라와 주시는 원장님께 죄송해서 먼저 들어가시라고 수도 없이 말씀드렸지만 계속해서 뒤에서 차량 인도를 해주시고 그렇게 아침햇살은 머리위까지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옆짝꿍도 잠시 생겼었습니다.
구미에서 오신 여성울트라분이였습니다. 25km지점부터 컨디션이 안좋았다고 들었었는데 마지막 꼴지그룹이였습니다. 그렇게 묵묵히 뛰다 걷다를 반복하면서 노근리 현장까지 오니 시간은 일요일 아침 09시를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이제 남은 거리는 15km. 시간내 완주는 할수 없지만 시간외 완주는 꼭 해서 지난 시간이 헛되이 남겨지지 않게끔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욕심이였겠지만 울트라는 쉽게 제게 완주를 허락해주진 않더군요. 이제는 서 있는것 조차도 힘겹다 못해 스트레칭을 하면서 허리를 굽히는 잠깐의 시간에는 눈에 눈물이 고이기도 하고 때로는 현기증도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부상만 좀 늦게 1시간만 늦게 나타났으면... 신발끈을 좀 잘 묶어서 준비를 했더라면... 등등 별의별 생각과 여러가지 알지 못할 망상 아닌 망상을 혼자하면서 앞만 보고 걷고 걷고 또 걸었습니다. 이제는 혼자였습니다. 물론 뒤에 원장님과 운전해주시던 관계자분 한분 계셨습니다. 그렇게 10시가 넘었을 시점 원장님(성함을 정확히 몰라서 죄송 또 죄송합니다.)이 차에서 내리시고 차량운전을 하시던 분은 어디론가 가시고는 원장님과 동행을 하였습니다. 이제는 뛰는 흉내도 못낼 상황이였고 걷다가도 스트레칭(특히,발목쪽)을 하면서 또 하면서 그렇게 11시가 넘고 대회 관계자분들께서는 원장님께 전화로 위치파악을 하시고 저는 저대로 죄송하고^^ 괜찮습니다. 먼저 들어가십시요. 괜히 저때문에 다들 댁에 일찍 들어가지도 못하고 또 약속도 있으실텐데 다만, 제가 골인하고 제가 알아서 시간을 체크해서 관계자분들께 말씀 드릴테니 시간외 완주이지만 완주증과 완주패를 신청해도 되냐고 물었었습니다.
그런데 원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고 괜찮다고. 그 심정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고 하시면서. 모든 주자들이 안전하게 무사히 도착하고, 대회가 잘 마무리 되는게 해야할 일이고 또 좋아서 하는것이라고 그게 오늘 해야할 약속이라고 하시더군요.
참으로 죄송하고 고맙고 감사해서라도 이제는 걸어서라도 이제 포기하면 아무것도 안될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양쪽 발목은 정말이지 끊어지기 직전이였습니다.
^^ 물론 끊어지면 안되지만. 그렇게 11시반이 되고 영동역을 지나 운동장이 보여지기 시작하면서 아~! 이제 도착이구나!!
그렇게 출발장소로 진입하면서 다들 원장님께 다음에 다시 조우하겠습니다. 라고 인사도 하시고 원장님께서는 마지막 골인 지점에서 뛰어들어가라고. 폼나게. 누가 뭐라해도 완주를 했으니깐 더도 덜도 아니 100km를 완주 했으니 자랑스럽게 들어가라고.
그렇게 용두공원에 진입하면서 아~! 진짜로 이제 100여m남았구나. 그리고는 대회 관계자분들께서 울트라마라톤 대회 플랜카드를 펼쳐주시면서 축하한다고! 화이팅~! 외치라고 하시면서 폼나게 사진을 찍어 주셨습니다. 꼴지 이렇게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꼴지가 좋은게 아니라 완주하니. 사실 그동안은 (아직 초보지만) 울트라마라톤 준비한다면서 완주를 못하니깐 또 포기를 하니깐 항상 주눅들어 있었고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부상에 또 여러가지 상황에 핑계만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그런 말들을 안하려고 이젠 완주를 꼭 하고 싶었는데 그런데 그기에는 제 혼자 완주한것이 아니라 원장님, 대회 관계자님 그리고 생활에 불편함이 있었겠지만 지역민들등등. 다른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제가 완주를 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저기 자랑 많이 했습니다. ^^ 완주 했다고 -병원에서 물리치료 중 문자메세지- ^^
참. 꼴지로 들어오면서 좋은 선물도 받았습니다.
막걸리 몇사발 - 고기 - 쌍화탕 그리고 발목부상^^
한 보름이상 갈것 같다고 병원에서 하더군요. 지금은 거의 엉금엉금(1살수준) 걸을수 있을 정도이구요. 2-3일은 지나야 혼자서 일어날 정도일듯합니다. 하지만 싫지 않습니다. 기분은 최고입니다.
인사드릴분이 많은데 마지막으로 한단어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동"이였습니다. 영동 제1회 감동울트라 대회여러분 감사합니다. 내년에 다시 뵙겠습니다.
ㅋㅋㅋ 웃기죠 제가 지금 조금 제정신인데 글쓰기 전에 뭐 했는지 아세요 내년 울트라 마라톤 참가계획을 짜고 있었습니다. ^^
1월. 부산비치
2월. 경남고성
3월. 전주
4월. 청남대
6월. 유성 - 재도전
6월. 북한강 - 재도전
8월. 부산썸머비치
9월. 순천만 - 50km(컨디션조절:횡단준비용)
9월. 한반도횡단
11월. 영동(감동^^)대회
정말이지 감사합니다. 앞뒤 말이 되는지 모르지만 눈가엔 발목엔 통증이 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보람된 마음에 즐겁게 아주 즐겁게 글을 썼습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것이며 오늘의 상황을 다음 대회에는 밑거름이 될수 있도록 준비하고 또 준비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다들 수고하셨구요.
다들 존경스럽습니다.
- 원장님 / 찜질방 안내해주신선생님 / 또... 골인지점 사진찍어주신분 / 참~! 마지막까지 운전해주시던 선생님 / 또 다른 대회 선생님 이하 / 이태재님 /...... -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