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마라톤 대회 참가가 많이 뜸해졌지만, 대신에 일요일에도 나 혼자 하프 이상의 거리는 꾸준히 달리고 있다. 그 때 많이 하던 말이 "다른 주자를 따라가지 말고 자신만의 달리기를 즐겨라"는 말을 자주 했었다.
걷고 싶을 때는 눈치보지 말고 잠깐씩 걷기도 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 완주하자는 의미다. 날씨가 더울 때는 급수대에서 차가운 얼음물을 머리에 쏟아붓기도 하면서, 응원하는 주민들이 호스로 물을 뿌려주기도 했다.
이런 날은 개인 기록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다. 달리기와 걷기를 하면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은 주위의 환호도 있지만, '이제 끝났다'는 나 자신의 내면에서 올라오는 환희의 충만감이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런 다음 주에는 항상 천천히 오래 달리기를 하면서 스스로의 체력을 시험해보게 되며, 그런 자신의 노력을 스스로 격려하곤 했다. 그런 순간순간들이 시간이 지난 지금 되돌아봐도 항상 일상처럼 불안과 환희로 가득차 있었다.
그런 만큼 달리기 자세에 진심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우리는 대기권 안에서 살아가면서 중력의 공격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나쁜 자세로 잠깐 조깅하는 것은 다르지만, 멀리 계속 달려가야 하는 마라톤대회에서는 전혀 다르다.
우리 체내에서 만들어내거나 축적된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나쁜 자세로 중력의 공격을 극복하기 위해 쓸데 없는 곳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많아질수록 달리기에 사용할 체내 에너지의 양이 더 빨리 고갈되고, 후반이 피곤하고 고통스러워지게 된다.
바른 달리기 자세를 몸에 익히는 요령이 있다. 차렷 자세에서 일단 두 발을 나란히 놓고, 무릎에 힘을 뺀 뒤, 골반을 살짝 기울이고 어깨를 떨어뜨려 요가 자세를 잡고, 미드풋 주법으로 발바닥 착지 느낌으로 지면을 디디며 걸음을 옮긴다.
발걸음은 1분에 보통 180회의 빠른 발 전환을 목표로 삼고, 준비 자세처럼 상체를 앞으로 약간 기울여 발가락이 말릴 느낌이 들 정도를 유지하며 달린다. 이런 '차렷', '준비' 자세로 '출발'을 하여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머리는 달리는 내내 오르락 내리락 통통거리지 않고, 평평하게 유지하고, 팔은 자연스럽게 흔들지만, 몸통 앞에서 서로 교차하고, 그에 따라 상체가 약간 뒤틀릴 수도 있고, 발은 자연스럽게 바닥 혹은 앞꿈치 착지로 이어지게 된다.
달릴 때마다 명상하듯 이런 자세의 변화를 스스로 바라보며 느끼며 집중해야 한다. 가다가 속도를 줄일 때마다 적절한 자세가 주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되새기게 되고, 점점 더 멋지 자세의 장거리 주자로 변모하는 자신을 즐기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답고 시원한 수요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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