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쩡거리다 보니 또 한해가 가네요.
가는 해보고 왜 가냐고 물어 물었더니
저도 한해 정들었던지
빨간 낙조 눈물처럼 흩뿌리며
내년에 지 동생 보내겠다며
가네요.
2.
존경하는 쥔장님,
별 한 것도 없이 나이만 먹어갑니다.
10년 앞으로 갔다 한 5년 뒤로 또 가는
뭐 그런 세상이 있음 참 좋을 텐데
맨 날 맨 날 앞으로만 가니 내 얼굴은 저절로
마른 대추가 되어요.
그래도 저는 올해 몇 가지 한 것들이 있어요.
지긋지긋했던 서당도 끝냈고
명바기 형님 책도 만들었지요.
내년엔 영어 공부 좀 하고
뒤로 미뤘던 등단 노력도 해야겠어요.
3.
그런데 여긴 망년회 안하나요?
올해는 명바기 형님 화보집 때문에
단 한 번도 망년횔 못했어요.
다들 변했다 난리였지요.
그러나 나는 눈 하나 깜작 않고 제 할 일만 했어요.
저는 원래 일할 땐 뒤도 안돌아 보는 독종이거든요.
그럼 쥔장님, 안녕히 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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