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달리기의 묘미는 트레드밀에서 하는 심폐기능검사와 비슷하다. 처음 평지 200m 정도를 천천히 달려 몸을 풀고 거의 500m마다 있는 50~200m의 오르막을 숨을 헐떡이며 14km를 달린 후 남측 산책로로 팔각정까지 3km를 달려 올라가면 심장과 폐, 그리고 다리에 불이 나는 듯한 뜨거움과 나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남산을 달리며 머리 위를 지나가는 케이블카를 볼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 정무직 공직자들이 직무를 시작하기 전에 배워야 할 정치 기술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이 정말 개발해야 할 것은 국민들이 바라는 새로운 정책이 아니라 자신이 만드는 정책에 대한 생각의 방식이다. 훌륭한 정책 결정에는 기획적 기술만이 아니라 국가전체의 흐름에 완벽하게 통합되는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종의 예술적인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아무리 겉으로 드러나더라도 결코 타협해서는 안된다. 국민이 100% 안전하고, 또 그만큼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창조적인 정책이어야 한다. 그래서 기존 공직자들의 관점에서 자신의 업무를 파악하기 시작하면 그는 이미 잘못된 길을 선택한 것이다.
보기에 좋은 예술적인 면만 강조하면 케이블카를 지탱하는 줄을 고강도 고탄력의 가는 강선을 이용할 수도 있고, 안전 측면만 생각하면 케이블 아래에 보기에는 흉하더라도 그물철망을 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아래에서 올려다보고 있는 국민들은 케이블 선도 그물철망도 없이 안전하고 멋있게 활주하는 케이블카를 보기를 원한다.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사람들의 창조적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정무직 공직자들의 마음가짐이 임명권자의 코드가 아니라 국민과 국가의 흐름에 통합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안전하고 예술적이면서 국민들의 의식과 부드럽게 결합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피부에 체감되지 않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직무의 어려움이 되어야 하고, 또한 강조되어야 한다.
그들에게는 모든 것을 생각할 자유가 있긴 하지만, 엄청난 책임감도 있다. 우리에게 안전이 염려된다고 누가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이미 공직자들이 하는 정책의 안전문제를 생각하고 있으며, 그들이 설치한 케이블에 목숨을 내맡긴 채 하루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국가 정책 결정과정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고도 일어나야 하지 않지만, 국가정보원 출신인 국정원장의 업무처리 모습은 내가 낸 세금으로 살아가는 고위 공직자의 처세방식에 진한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반복되는 일상의 틀에 빠져 자신의 일상 업무에 모든 감각과 직관을 동원하지 않고, 온 신경을 쏟지도 않게 되는 것이다. 건성과 타성을 버린 집중된 감각과 직관이야말로 창조적 사고를 위해 우리가 항상 지녀야할 마음가짐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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