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뇌에 신경세포의 회로를 구축하고 뇌세포의 발달과 성장에 관여하는 뇌신경세포성장인자라는 물질이 발견된 것이 2000년대 초반쯤이다. 신경전달물질이 신호를 전달하는 일에 관여하는 반면, 뇌신경세포성장인자는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회로를 구축한다.
신경세포 성장인자 같은 신경영양인자들은 신경세포의 회로 구축과 유지하여 신호전달이 원화하게 이루어지도록 한다. 1990년대에 와서 기억의 기전을 규명하면서 뇌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비료 같은 역할을 하는 신경영양인자가 있음이 밝혀졌다.
신경세포 성장인자가 기억이나 학습에 관여하는 해마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지면서 신경세포 성장인자가 기억이나 학습 과정에 과연 필수적인 요소인지 규명되기 시작했다. 학습이 이루어지려면 신경 연결의 장기적 강화가 필요하다.
정보를 받아들이라는 요구가 뇌에 전달되면, 그 요구에 따라 뉴런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활동이 일어난다. 그런 기억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신경세포 사이의 인력이 강해지면서 서로 신호를 보내고 연결이 되기가 한결 쉬워진다.
뉴런이 활동을 시작하면 저장되어 있던 글루탄산명이 축색돌기에 나란히 정렬해서 시냅스 사이를 건널 준비를 하고, 상대편 뉴런에서는 신호를 받아들이기 위해 수용체의 형태를 바꿔 시냅스에서 신호를 받는 쪽의 전압이 더 커지게 된다.
신호를 받는 쪽의 전압이 더 올라가면서 마치 자석처럼 클루탐산염의 신호를 끌어들인다. 신호를 계속 보내면 뉴런의 세포핵 안에 있는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시냅스를 형성하기 위한 물질을 더 많이 만들어 내어 구조가 강화되고, 정보가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된다.
예를 들어 외국어를 배우는데, 어떤 단어를 처음 듣게 되면 새로운 회로를 위해 동원된 신경세포들이 서로에게 글루탐산염 신호를 내보낸다. 그런데 만약 단어 연습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면 그와 관련된 시냅스 간의 인력이 자연히 줄어들면서 신호가 약화되면서 단어를 잊게 된다.
반복 기억활동이나 연습이 시냅스를 증가시키고, 뉴런 간의 연결을 더욱 강하게 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고, 뉴런을 나무에 비교하자면 가지(수상돌기)를 따라 나뭇잎 대신 시냅스가 달려 있으며, 나무에 새로운 가지가 뻗어나오면 거기에 잎 같은 시냅스가 생겨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시냅스들이 계속 형성되고 연결이 강화되면서 기억력이 늘어나게 된다. 이런 변화가 상황에 적응하는 형태의 하나이며, '시냅스 가소성'이라 부른다. 이 과정에 신경세포 성장인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신경세포 성장인자가 뇌에는 비료, 즉 성장촉진제와 같은 것이라 고 하는 것이다. 이런 신경세포 성장인자는 시냅스에서 수용체와 결합한다. 그러면 이온이 자유롭게 흐르면서 전압이 높아지고, 곧 이어 신호의 강도도 높아진다.
세포 내부에서 신경세포 성장인자는 유전자를 활성화해서 시냅스를 형성하는 단백질과 세로토닌, 그리고 더 많은 신경세포 성장인자를 생산하라는 명령을 내리게 되고, 물질들이 흘러갈 통로가 만들어지고, 그 통로의 흐름도 통제하게 된다.
기억의 전반적인 측면에서 보면, 신경세포 성장인자는 뉴런의 기능을 강화하고, 성장을 촉진함으로써 세포의 소멸을 더디게 하고,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을 연결하는 중요한 생물학적 연결고리가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4월 첫 월요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