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활동하고 있는 이익단체의 수가 아마도 최소한 500개는 넘을 것이다. 천주교의 '정의사회 구현을 위한 사제단'도 그 중의 하나이다. 경우에 따라 이익단체의 성격으로도 변하는 종교단체의 수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더 증가될 것이다.
농민회 등 과건에도 이익단체들이 있었지만 영향력은 그리 크지 못했으나 정치가나 기업들과 경쟁을 하게 된 어느 순간부터 이익단체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대부분 이익단체들이 국민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신념을 홍보하고, 국민들도 자신의 신념에 맞는 이익단체를 구매(선택)할 수 있을 정도까지 발전했다.
신념이 정치적 성격의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신념을 구매하는 소비자(유권자)들은 권위자를 신뢰하지 않으며, 자신의 독립적인 선택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은 높은 교육수준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과거에 우리가 사회속에서 공유했던 권위나 권력, 이념이나 가치체계같은 고정된 의식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독립된 자아로 자신의 신념을 개별적으로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학교에 입학하면 교복을 입게 되듯이 정해진 사회의 가치체계에 필요한 기준이 주어졌다면, 최근에는 백화점의 다양한 상품 속에서 필요한 것만 골라 사가면 되는 개별적인 가치가 우선되는 사회로 변화해왔다. 정치가나 기업들은 시장의 수요에 따라 공급을 조절할 수 밖에 없는 수동적인 입장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전쟁이 오늘날의 시장 경제의 본질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고정된 가치체계가 아니라 결정을 내려야할 구체적인 선택사항으로 다가오고, 우선 신념의 시장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야 하는데, 그런 신념의 대상들이 점점더 복잡해지고 있다.
그린피스나 국경없는 의사회같은 환경이나 생명과 관련된 신념을 파는 이익단체도 중요하지만, 이익단체들의 본질은 전문가적인 선택이 아니라 들을 줄 알고, 느낄 줄 알며, 마음의 소리를 말할 줄 하는 감성적인 단체가 되어야 한다.
감성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해서 인권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인권은 무시하는 정의구현 사제단의 무책임한 폭로전은 신념의 과잉일 뿐이며 물줄기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도록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제 이익단체들의 신념도 과학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정치인의 공약을 검정하는 메니페스토 제도처럼, 이익단체들의 합리적 공공성을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학적인 제도가 도입되어야 시민은 없고 정부와 야합하는 어용시민단체들이나 공공성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신념의 확산에만 관심을 가지는 이익단체들의 횡행도 막을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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