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어른들에게 많이 듣고 나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더러 사용하기도 했던 말이다. "사흘 굶은 양반이 없다"거나 "남에게는 관대하게, 자신에게는 엄격하게"같은 말도 사회적인 체면치례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경귀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른 사람을 모함하거나, 다른 사람의 체면을 상하게 하거나, 한 사람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행위들이다. 요즘은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당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예전같으면 '너죽고 나죽자'는 결투를 거부할 수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아무리 잘못된 행동을 했더라도 다른 사람 앞에서 창피를 당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임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 잘못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거나 전혀 모르면서도 아는 척한다.
누구나 무슨 일을 할 때 자신의 판단이 옳기를 바라고, 정확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그렇게 인정받을 때 즐거워하게 된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정확하게 맡은 일을 해내는 사람이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을 받게 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방어심리로 가득찬 환경에서 자신의 잘못을 감추는 방법만 배우게 된다.
남편과 아내가 각각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만 옳다고 우겨된다면 부부사이의 애정과 관심은 자랄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상대의 틀렸음을 증명하기 위해 경쟁하고 자신을 방어하기 애쓰다 결국에는 파경을 맞게 될 것이다.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어야 다른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도 있다. 자신의 실수를 감추고 부인하려는 시도가 바로 체면치례 의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 시민 마라톤 대회가 가까워 오면서 혹시 잘못된 판단이나 준비는 없었는지, 대회는 잘 될 것인지에 관한 스트레스가 증가되면서 '체면치례는 할 수 있어야 될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만족할만하지 못할 때 도망가고 싶다는 심리적 방어기제도 부인하지 못한다.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도 못하면서...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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