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예전부터 사람들의 발걸음을 인도하는 안내자였다. 길은 마을과 마을, 국가와 국가, 산과 들판을 이어면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여행과 모험을 떠나라고 끊임없이 유혹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길의 초대를 받아 자신의 집을 떠나 새로운 지역으로 들어가게 되거나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게 된다.
길은 땅을 평평하게 만들고,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장애물을 제거하고, 행인들의 갈증을 해소하며, 빼어난 경치로 사람들의 피로르 풀어줄 수 있도록 자연이 만들어준 걸작품이다.
길이 만나는 곳에는 항상 사람들이 모이며, 삶에 대한 행복과 괴로움, 성공과 실패의 차별화된 모습이 있어서 인생살이의 귀중한 진리를 가르치기도 한다.
숲이 시원한 공기를 공급해주는 폐의 역할을 한다면 길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혈관이다.
어제 모처럼 반포대교에서 암사동까지 한강의 양안을 따라 달리면서 생태계 보전 공사 시공식이라며 잘 있던 길이 파헤쳐지고, 인위적인 언덕이 만들어지거나 흙길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여름 큰 장마 한번 지면 다 사라질지도 모르는 것을 꼭 그렇게 예산을 들여가며 지표층만을 변화시키는 공사를 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생태계 보존이라면 장마 후 어떤 형태로 남을지를 관찰하여 그에 맞는 개발 방법을 찾아야 하고, 그런 공사 때문에 떠내려 하류에 이동된 흙과 자갈들이 반포대교 주위로 쌓여 섬을 만들고 있는 것을 한번 보기나 했는지...
길이 없어지면 도시는 폐허가 되며, 사람들의 온기도 사라진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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