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행(利他行)이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행위를 말하지요.
어제는 다목적용 한국형 시계를 개발해야 한다며 근 10년 가까이 재산을 털어넣으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여 거의 완성단계에 이른 달리기 후배가 갑자기 운명을 달리했다고 하여 장례식장에 있다가 왔습니다.
원래가 성격이 특이하여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라 부인과도 따로 살았는데, 목요일 저녁 일과 후에 부인과 헤어졌다고 합니다. 금요일부터 전화연락이 안되었지만 또 어디 잠깐 여행갔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어제 오후에 집청소하러 갔다가 텔레비젼을 켜둔 채 옆으로 누워 운명한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평소 알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라서 모였습니다. 이 친구가 평소에 하도 성격이 특이하여 친구도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많은 지인들이 모여 같이 애통해 하니 유가족들에게도 조금 위안이 되는 눈치였습니다.
소아암 환우돕기 기부성 마라톤 대회와 '분홍빛 꿈' 후원회를 운영하면서 사람들에게 기부와 후원에 참여해주기를 부탁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종교시설에는 많은 금액을 기부하고 적극적이지만, 우리 소아암 환우돕기 대회나 후원회의 참여에는 소극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아직도 우리는 보시나 기부, 혹은 봉사를 하는 마음의 대부분이 한결같이 '복'이라는 반대급부를 바라고 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종교시설에의 기부가 많아지는 이유는 성직자들이 기부나 봉사자들에게 종교적인 교리를 들어 확실한 반대급부가 있을 것임을 암시적으로 제시해 주기 때문이지요.
즉 재물에 대한 집착이 효율성의 명분과 교묘하게 엉켜있는 것이지요. 기왕이면 피부에 닿지 않는 소아암 환우 돕기보다는 익숙한 종교적인 교리에 의존하는 것이 복이라는 반대급부의 획득 실패의 확률을 낮출 수 있고, 재물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이라 믿는다는 이야기이지요.
그러나 이 후배처럼 자신의 재산을 써가며 자신의 생명을 단축시키면서까지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진정한 기부자들이고 봉사자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발전시켜온 원동력이 종교시설이 아니라 이렇게 아무 것도 바라는 바 없이 오로지 끊임없이 베풀려는 마음이나 행위, 바로 진정한 이타행을 실천한 사람들 때문일 것입니다.
완성되면 제 진료실 앞에 제일 먼저 달아주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큰 꿈을 안고 열심히 살다가 '모세'라는 세례명으로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못다한 꿈은 남은 동료들이 완성해주시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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