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는 내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시시각각 인연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고정된 실체가 없다.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이것'이란 '형상화된 어떤 모습' 때문에 인생의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게 될 뿐이다.
세상에 묻혀살다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청년은 간데없고 호호백발만 남았더라는 옛 시의 귀절도 그런 우리의 인생살이의 공(空)함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자신이 만든 정상이나 평균값, 이상과 같은 관념에 사로잡혀 그것에 구속되어 살아가게 된다. 그 결과 단 하나의 해석만이 절대 선이고 그 이외의 것은 틀렸다고 거부하는 경향들이 생기게 된다.
사회를 유지할 일정한 기준과 표준은 당연히 있어야 하겠지만, 자칫 그런 관념적 상식을 하나의 절대적 기준으로 집착하게 되면 이것이 바로 나의 괴로움의 시작이며, 우리의 자유를 구속하고 속박하게 되는 것이다.
물의 본성이 없다고 해서 물이라는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본성이 없기에 변하고, 변하기 때문에 본성이라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빈(空)' 마음이라는 의미도 비어있기 때문에 그 안을 새로운 무엇으로 채울 수 있으며,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비어있기 때문에 그 안에 모든 것을 다 포함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비었다는 것은 어떤 모습이나 형태가 없고 어떤 일정 형태로 규정짓고 특정지을 수는 없지만, 비어있기 때문에 새로운 채움이 가능하다.
나 스스로 만든 편견에 사로잡혀 끙끙될 필요가 어디 있을까? 내 마음을 조금 비워 새로 채울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더 인생살이를 즐겁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오래되고 낡아서 지금 어울리지 않는 것은 비우고 새로운 것으로 채우는 반복 속에 내 인생을 꽃피울 수 있는 큰 인연을 만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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