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잠이 깨어 빗소리를 들어본다. 빗소리는 들리지 않고 밖이 훤하다. 일어나 커텐을 젖히니 비는 오지 않고 날은 완전히 밝았다.
집사람을 깨워 물구경겸 운동을 나갔다.
어릴 때 우리 동네는 울산 태화강 최상류의 큰 하천가에 있어서 비가 많이 오거나 장마가 지면 아침마다 물구경을 나갔다. 물이 얼마나 힘차게 흐르느지, 돌과 바위가 쓸려내려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가슴이 뛰는 흥분을 느끼곤 했다. 물에 잠긴 도로를 거슬러 올라가거나 넘어지지 않고 어림짐작으로 징검다리를 딛고 아찔하게 물길을 횡단하던 놀이도 재미있는 추억이다.
물의 흐름은 우리의 신체가 태어나면서 죽음을 향해 일관되게 진행해듯 원래의 방향으로 쉬지 않고 흘러간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죽음이 아니라 지혜의 완성을 향해 노력하듯이 물속의 생명들도 물의 흐름과는 별개로 각자의 삶의 완성을 위해 노력는 것이 우리 심신의 흐름과 비슷하다.
잠수교는 낙타봉 부위만 제외하고 다 잠겨있으며, 강북 산책로는 모두 다 잠긴 상태인 듯하다. 습도가 높긴 하지만 공기는 아주 깨끗하고 맑아서 가슴 속에 박하사탕이 퍼지는 듯한 시원함을 느낀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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