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불교계와 기독교계 지도자들의 언행을 보면서 떠오르는 말이다.
종교가 지향하는 바는 건강한 사회다. 건강한 사회는 배려와 사랑, 그리고 무한한 포용이 중심이 되는 사회이다.
우리는 '나와 너', '내 것과 네 것'이라는 상대적인 분별심 때문에 생긴 물질적 허상이 존재하는 줄 알고, 그것에 집착함으로써 서로 다른 모습과 세계를 만들고 서로 단락을 짓고 간격을 만들어 소통을 어렵게 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다같이 중요한데, 눈에 보이는 것만 중요한 것인 줄 알고 그것을 얻고 지키려고 애를 쓰다가 쓸데없이 힘을 소진하게 된다.
마태복음 22장 35~40절에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가는 계명이요. 둘째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함’의 그 ‘다함’이란 단어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이정표라는 말이다. 그런 나의 마음이 다하는 순간, 나의 목숨이 다하는 순간, 나의 뜻이 다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 ‘다함’의 순간에 ‘나’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어디에도 없다. 상대적이고 에고적인 세상의 중심이었던 '나의 마음’이 다하고, '나의 목숨’이 다하고, '나의 뜻’이 다해서 내 마음도, 내 목숨도, 내 뜻도 남지 않아야 온전히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도 마찬가지로 나의 마음, 나의 목숨, 나의 뜻이 다한 곳에서만 이웃의 마음, 이웃의 목숨, 이웃의 뜻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단순히 자아의 뜻에 따라 일요일에 교회에 가서 하느님을 찬양하고 이웃을 위해 기부금을 내는 것만으로는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척하는 거짓된 언행에 다름아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데, 나의 마음, 나의 목숨, 나의 뜻을 다하고 나의 몸을 이웃의 몸이 되도록 나를 버린 적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거기에 무아의 경지에서 얻을 수 있는 절대 평등의 자비심이 있기 때문이다. 성자와 중생이 둘이 아니듯이 불교와 기독교가 둘이 아닌데, 그것이 절대로 다른 둘이라고 강조하는 사람들은 '다함'의 의미를 깨치지도 못한 진정한 지도자가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분별심이 없어진 곳이라야 인생이 흐르는 물처럼, 빈 그릇처럼 인연에 따라 흐르고 차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것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나 다 똑같이 존재하고 사라져간다.
내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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