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95km를 열심히 달려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결승선까지 달리는 과정에서는 목표가 있었지만,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다시 출발선에 선 것 뿐이다.
삶이란 것이 이처럼 하나 하나의 단속적인 마라톤 대회가 아니라 마라톤 구간으로 계속 이어지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같은 것이다.
제한시간 안에 어떻게 중간 체크포인트를 잘 통과하느냐가 바로 태어나고 자라고 학교가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다시 아이낳고 살아가는 인생살이의 과정이다. 마라톤에서 달리기와 내가 하나이듯이 인생살이에서는 세상과 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세상과 동떨어진 나로서는 이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나갈 수 없는 것은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지 못하면 완주하지 못하는 것과 똑같다.
마라톤 완주는 이름만 있을 뿐 사실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있다 할 수 없다. 완주하면서 얻은 완주시간 또한 이름만 있을 뿐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계속 마라톤에서 밖의 시간에 신경을 쓴다. 자신이 달리는 그 자체가 마라톤인데도 시간이 마라톤인 것처럼 밖에서 마라톤을 찾으려 애를 쓰는 것이다.
마라톤이라는 대상은 달리는 내가 있음으로 존재하는 것이지, 내가 달리지 않으면 마라톤도 의미가 없다. 그래서 대상과 내가 하나인 절대의 세계가 바로 런하이에 빠진 마라토너의 마음이다.
마라톤 대회를 달리는 것과 관련이 없는 시간의 속박에서 해방되어 런하이의 자유를 찾을 때 비로소 무한한 희열의 마라톤 세계가 열리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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