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형체가 없는 것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눈에 보이거나 귀에 듣기거나 냄새나 맛으로 느낄 수 있어야 있다고 믿는다.
사람도 육신이 멀쩡하고 생각이 번듯해야 사람 취급을 받기가 쉽다. 그런 믿음을 갖는 나 자신도 언젠가는 사라져 형체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믿기는 싫어한다. 화장장에서 눈앞에서 금방까지 있던 존재가 사라짐을 확인하면서도 자신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란 사실을 인정하기는 싫어한다.
그러나 나 자신도 조만간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란 사실을 진정으로 인정을 하고 세상을 보면 삶의 집착이 옅으지고, 인생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내가 해야할 바가 눈에 보인다.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어떤 상대적 차이에 의한 부족감이나 부러움같은 컴플렉스도 없어지며, 사람을 얕잡아보거나 차별하는 마음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연민과 자비심이 생길 뿐이다.
외모나 목소리, 혹은 지위나 행동에 이끌리지 않으며, 오로지 그 사람의 지향하는 삶의 방향을 보게 된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코나 입으로 느껴지는 존재감이 아니라 그런 존재는 허망하다는 사실을 알고, 그 허망함 속에서 인생의 진정한 행복과 진리를 찾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떤 사람을 존경하고 감사하는 것과 그 사람에게 의지하고 종속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즉 사람 자체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사람다움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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