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큰 딸의 결혼날을 정했다. 집사람과 사부인께서 각각 두 사람의 사주를 보고, 길일을 의논해서 결정했다.
결혼을 생각하면 먼저 사주를 본다. 사주를 봐서 나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분히 자기 자식에게 이로운 것을 선택하려는 부모의 욕심에서 일어나는 계산에 지나지 않는다.
사주가 나빠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빨리 죽거나 어려운 인생을 살게 된다고 하더라도 진정 두 사람이 사랑한다면 그럴수록 더욱더 그 사람 옆을 지켜주어야 하니 않을까?
예전에 집사람의 부모님을 처음 뵙고 인사드렸을 때 지금의 장모님께서 "집에 가서 사주를 한번 보고 안 좋으면 안되네!"라고 말씀하셨을 때도 나는 웃으며 그러시라고 했다. 안된다고 하시면 업고 도망갈 생각이었으니까...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닐까?
'내 자식만은 잘 살아야 돼!'라는 욕심을 버리면 갈등은 저절로 없어진다. 문제는 다른 사람의 흠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나 중심으로!'의 고집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이다. 인생살이 모든 것은 그 원인이 '나'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서로가 마음이 맞으면 사주같은 것은 애초에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미래의 삶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괴로움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보면 살아가면서 스스로의 선택권을 스스로 포기한 채 세상의 물결에 휩쓸려 흘러가기 십상이다.
진정한 행복은 두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수 있다. 그것은 불안감의 실체를 찾아보는 것이다. 실체는 아무 데도 없다. 없는 것을 없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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