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어떤 문제를 생각하다 잠이 들고, 새벽에 그 생각과 함께 잠이 깨고, 그러다 다시 생각하면서 잠이 들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그 생각과 함께 잠이 깨기를 반복하면, 지금 마주하고 있는 문제가 자신이 의식하는 선명한 현실처럼 느껴지는 반면, 주변의 진짜 현실은 그냥 지나가는 차창 밖 풍경처럼 다가온다.
이런 몰입의 수준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지만,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명확해진다. 잠에서 깨어나 수 초가 흐른 뒤에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하면 아직 100%가 아니다. 잠에서 깰 때 그 문제와 함께 의식이 돌아오는 것이 몰입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잠이 든 내내 그 문제를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잠에서 깨어나거나, 혹은 잠이 깨어 의식이 돌아오기 직전에 이미 그 생각을 한 것은 틀림이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런 몰입 상태에서는 꿈을 꾸지 않는다.
몰입 중에 꿈을 꾸다 깨어난 적은 있을 수 없다. 어떤 문제에 대한 꿈을 꾸는 것도 몰입이 50% 정도 이루어졌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몰입 상태에서 잠이 깰 때 문제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면서 의식이 돌아온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이다.
떠오른 생각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적어두기 위해 일어나게 된다. 그러다 보니까 새벽에 일어나더라도 전혀 힘들거나 졸리지 않으며, 오히려 몸이 가볍게 저절로 일어나는 듯 산뜻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어떤 문제를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 속에서 분명히 어떤 해결책을 발견하고 탄성의 고함을 질렀던 기억은 있는데, 실제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 때가 있다. 아직 완전히 몰입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라는 증거다.
몰입의 창조적 경험을 하게 되면, 일과가 많이 단순해지게 된다. 날마다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행동은 생각을 위한 구도로 배치되고,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지면 온전히 그 생각에 투자하게 된다. 달리기나 걷기가 그 수단이 된다.
사람마다 하는 일이 다르고, 생체 리듬 또한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맞는 정형적이고 고정된 방식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모두가 자신의 개인적인 상황이나 환경 내에서 자신에게 알맞은 방식을 찾거나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루 일정 중에서 어떤 식으로 몰입을 유지하는 지에 대한 도움은 공유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떠오른 생각을 기록하고, 세수나 식사를 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계속 그 문제가 맴돌고 있게 하려면 약간의 의도적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명상 하듯이 천천히 생각하기 때문에 식사를 하면서도 음식을 먹거나 소화 과정에 전혀 지장이 없다. 짐에서 나와 차를 타러 가거나 승강기 안에서 이동, 또 운전 도중에도 생각은 계속된다. 이런 지속성이 생각을 유지시켜 주는 힘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