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3.09.20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예의는 개개인의 심리적 문제와 관련이 있어서 쉽게 지키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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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어느 때부터인가 세련된 예의에 대한 이상을 잃어버렸다. 사실 세련된 예의가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거나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의를 단순한 예절과 혼동하거나 때로는 형식적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행동 양식과 혼동한다.

예의라고 하면 예절은 물론 형식적인 행동보다 훨씬 넓은 의미의 이상적인 문화 생활을 염두에 두는 것이고, 윤리와는 느슨한 관련성을 유지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특정한 인상을 전달하기 위해 선택하는 행동에 관심을 갖는 것이 형식적 행동 모습이다.

우리 어릴 적 어른들은 어른들에게 기대되는 모습이라 생각한 대로 행동하면서 일부 유명한 어른들의 습관적인 행동을 흉내 낸다. 그런가 하면 유명인에 가깝거나 실제로 유명한 사람은 유명인이 으례 하는 행동이라 여겨지는 대로 행동할 것이다.

제 나름의 특징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또 다르게 행동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는 이런 행동 양식은 진정한 예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예의는 예절과는 다르다는 말이다.

예절은 어떤 상황에서 기대되는 말이나 행동과 관련이 있을 뿐이다. 격식을 갖춘 식사 자리에서 손님은 어디에 앉아야 하는지, 어른은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등등 방대하고 복잡한 규범 체계에 따른 행동이다.

유교적 이론처럼 이런 규범을 성심껏 소개한 책도 많다. 많은 규범은 임의적인 데다 사회 생활의 별로 중요하지 않는 측면과 관련이 있을 뿐이다. 일례로 지하철에서 어떻게 타고 내리는 것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규범으로 정해 놓으면 좋기는 하다.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을 부를 때도 선택지도 여러 개다 있겠지만, '제대로 된' 방법을 아는 것이 바람직하고 중요할 때도 있다. 예절에 관한 책들은 바로 이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예의라는 개념은 예절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예절이라면 흠잡을 데 없이 지키는 사람도 예의에는 지독하게 무지할 수도 있다. 예절 규범은 끝이 없는데 반해 좋은 예의는 단 하나의 규범으로 집중된다. 이것은 명확하게 밝히기는 쉽지만, 이해하고 맞춰 살아가기에는 무지 어렵다.

예의는 바로 우리의 인간 심리에서 비롯된 장애물이라서, 예절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관련 규범을 익혀 실천하기만 하면 어떤 바보도 전문가가 될 수 있지만, 예의는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욕구를 깊이 이해하는 생각이 깊은 사람 아니면 실천이 어렵다.

세련된 예의는 삶의 토대가 되지만, 그런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생각이 없고 아둔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결코 좋은 예의를 갖출 수 없으며, 진지하고 지적이며 생각이 깊은 사람도 좋은 예의를 자신의 이상으로 삼지 않으면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없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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