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3.10.16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우리의 생존을 결정하던 젖과 안전은 모두 어머니로부터 시작되었다
+ 파일첨부 :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감각기관으로 움직이는 유기체로서 행위나 활동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감각기관의 느낌에 따른다. 그러나 서서히 유아의 삶에 억압이 들어서면서 두 살이 되면 음식에 침 밷는 일을 그치고 배변 훈련을 받게 된다.

유아기에 느끼던 100% 자율성을 잃게 되고, 3~5세 사이에는 더욱 많은 억압과 요구 사항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직각운동을 약화시킨다. 유아가 초등학교에 입학 때쯤이면 360도의 삶은 180도의 삶으로 축소된다.

12~16년 동안의 학교 교육을 받으면서 본능적 반응은 더욱 사라지고 사회적 생활방식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어른이 되면 많아야 90도의 삶만 살게 된다. 육아기에는 온갖 것이 다 사랑과 관심의 대상이 된다.

초기 인생에 경험하는, 짧은 순진무구한 시간을 지나면 우리 삶은 오염되기 시작한다. 삶의 초기 과업을 부여받고, 최초로 좌절감을 맛보는 걸음마 시절을 거치며 우리의 본래적 순진무구함이 갑작스럽게 종적을 감추게 된다.

대신에 교육받은 주제들이 쌓이기 시작하고 전적으로 보호만 받던 유아는 처음으로 목표 달성을 요구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극락은 말 그대로 종말을 고하게 된다. 우리는 성장기라는 개인적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성경의 창세기는 인류 전체의 타락 이야기이며, 등장 인물도 똑같다. 낙원은 어머니와의 일체성이며, 타락은 어머니와의 격리이다. 어머니는 신이며 시험은 자율성에 저항하는 육구를, 선악을 식별시키는 나무는 걸음마 단계의 유아에서 출현하는 인지 기능으로 대체된다.

무의식만 있는 신생아들에게 어머니는 전지전능한 신의 존재로 체험한다. 어머니는 신처럼 준다. 전지전능하며 어디서나 존재하며, 안락과 행복의 근원의 근원이기 때문에 반대로 고통과 불행의 근원이기도 하다.

유아들은 대부분으 시간 동안 무의식의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 불쾌감이 느껴질 때만 잠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그때마다 마치 마술을 부린 듯 모든 것을 원상태로 만드는 어떤 존재를 만나게 된다.

유아는 어머니가 마술사처럼 모든 것을 제공해주므로 말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창세기 에던 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기다린 타락처럼 우리 삶에서도 유아를 기다리는 타락이 있는데, 바로 의식과 개별성에 대한 욕구에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유아가 본능에만 의지하던 무의식의 바다에서 의식이라는 섬이 출현하면서 창세기적 에덴 동산에서의 추방이 생활이 시작된다. 지식이 생기기 전에는 아무 것도 결정할 것들이 없었지만, 무엇을 결정하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생겨나고, 그런 갈등에서 낙원의 삶은 종말을 맞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다음글 : 아름다운 예의는 형식적 행동과 공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압도한다
이전글 : 대부분의 삶의 실타래는 정리만 잘 해도 제대로 풀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