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은 무언가를 해야 할 때가 있다. 한 번 잃은 것은 되찾을 수 없다. 심각해져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넋을 놓고 지내기보다 진지하게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심각해지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낙관하지 않는 것이다.
나 자신이나 가족이 병으로 입원해 있을 때 병문안 하러 온 친척이나 친구 중에 사려도 없고, 논리나 근거도 없이 "곧 좋아질 거야."라며 환자의 쾌유를 단언하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쾌유를 기원하는 마음에서라 할지라도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
물론 문병객에게 악의는 없을 테지만, 환자 상태를 충분히 헤아리지 않고 툭 던지는 말에 기뻐할 환자는 없을 것이다. 진찰과 검사를 받고 필요하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는 것이 진지하게 병과 마주하는 태도이다.
질병이 아니라도 난관에 봉착해서 어떻게든 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진실 앞에서 눈을 감으려는 공포나 불아감의 반증이다. 우리가 어떤 일에 화를 내는 가장 많은 이유는 이전에 할 수 있었던 것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런 사실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나 아이를 키울 때 부모는 아이가 오늘은 못 했지만, 내일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다. 반대로 자식은 부모의 내일을 비관한다.
그러나 과거와 미래에 어떻게 대비해야 한다는 기대를 내려놓고 지금 여기를 함께하는 삶의 한 때에 집중하면 많은 갈등과 다툼이 사라지게 된다. 분노나 화가 우리들, 즉 사람과 사람들 사이를 갈라 놓는 감정이다.
누구나 자신에게 분노하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고, 거리감을 느낀다는 의미다. 분노하는 쪽도 자기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상대에게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기쁨은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감정이다.
기쁨이나 그런 감정에 수반되어 일어나는 웃음도 심각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동이다. 웃음은 기쁨의 중요한 행동으로 상대의 부정적이고 가라앉은 분위기를 꺽고 긍정적이고 고양시키는 역할을 한다.
치매를 앓은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감정이 없어지고 하루 대부분을 자면서 보낸다. 식사 때는 어김 없이 일어나지만, 가족과 어울리지 못하고 모두가 웃고 즐기며 이야기하고 있는 중에도 불쑥 일어나 침실로 간다.
치매 환자의 기쁨을 공유하는 순간에는 과거도 미래도 없다. 오직 현재에 갑자기 불쑥 찾아온 행복은 "지금 여기"만의 산물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군가가 웃으면 그 기쁨은 전염이 되고,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일체감을 느낀다. 기쁨은 곤란을 극복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