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움이 없다'는 말은 세속적인 삶을 살아가면서도 어떤 경계나 상황을 만나더라도 그것에 얽매임이 없이 잘 처신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어떤 형식의 삶을 유지하거나 살아가던 그것이 자신의 욕망이나 번뇌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주위 사람들에게 진실한 도의 모습을 솔선수범으로 가르쳐 사람들을 그릇된 길로부터 구해 내기 위한 것이다. 그 자신의 욕망이나 번뇌에 잠겨있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조금도 그것에 물들어 있지 않는 것이 바로 더러움에 젖지 않는 생활이다.
일상에서 하는 일 모두가 번뇌의 더러움에서 해방되어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불교 재가 신도들 모두의 소원일 것이다. 반야바라밀의 지혜를 얻어서 어떤 방편도 마음대로 쓰면서 이미 일으킨 서원을 완성해 가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마음 속으로 바라거나, 성취할 능력의 수준도 명확하게 알고 있으면서 그들을 더러움에서 구하기 위해 세속에서 합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인연을 가지게 된 것도 아마도 과거의 거듭된 생에서 심은 공덕의 씨앗 때문일 것이다.
결국 더러움이 없는 사람이나 삶이라는 말은 불교 신자의 입장에서 반야의 공(空)의 정신을 체득하여 이것을 몸소 실천할 수 있거니와, 그것이 오랜 과거에 걸친 여러 부처님들에 대한 공양과 수행에 의해 얻어진 것임을 알게 된다.
세속의 삶을 살아가는 재가 신도의 입장에 있으면서 어디까지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이를 따르고자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일을 통해 재물을 얻고 축적하여 다른 사람들의 구호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재가 신도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과거 시절에는 공양을 올린다는 것은 음식이나 의복을 의미하였으며, 그것은 전통적인 권위주의적 번잡한 생활 규율이나 수행 방법을 묵묵히 수행한 출가 교단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출가 교단에 대한 비판을 통해 자라나게 마련이다.
재가 신도로서 가능한 부처에 대한 순수한 신앙이라든지 깨끗한 마음에서 나온 공양이라든지 하는 것을 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파악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재물의 축적은 다만 자기 생활을 풍족하게 하기 위해 추구된 것이 아니다.
부처님에 대한 깨끗한 신앙을 뒷받침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공양하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사한다는 이런 사고 방식에 의해 비로소 정화되는 것이다. 재가 신도로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그런 희사가 더욱 완전하게 실천될 수 있다.
재가 신도인 내가 재물에 여유가 있어야 바람직한 희사가 가능해진다는 생각이다. 여섯 바라밀의 처음으로 보시바라밀을 내세운 반야경의 정신은 여기에서 충분히 그 의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것이야 말로 재물 축적의 윤리임에 틀림이 없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원한 화요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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