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살아가면서 삶의 공평성이나 동일성을 발견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조금씩 분명히 더 겸허해질 준비가 되어 있다고나 할까. 또한 자신과 신념 사이을 너무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을 즐기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고 모두가 통하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콕 꼬집어 말하거나 확인하지 않아도 이런 대화가 오간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나는 아직 마음을 다 비우지는 못했지만, 상대도 아직 나와 마찬가지라는 동질성을 발견하게 된다.
서로가 자신과 똑같이 이성적이지도 않으며, 그래서 가끔 엉뚱한 생각에 빠지기도 하고, 상대가 어떤 일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예민하게 대응해도 자신도 충분히 그럴 때는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게 된다.
자신의 사고 과정을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상대도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것보다 우리가 공유하는 것을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이며, 어디에서 왔든 어떤 삶의 이력을 거쳐왔던 간에 우리의 내면이 작용하는 방식은 대체로 닮아 있다. 그런 사실을 깊이 받아들이고 잊지 않는다면, 더 이사 모든 것을 완벽하게 파악한 양 보여주려 기진맥진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자기 합리화 행동보다 오히려 서로 돕고, 나누고, 진정으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다. 인공위성처럼 고독하게 홀로 세상을 부유하거나 치열하게 경쟁하는 대신 서로 같은 존재로 위안이 되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런 마음가짐과 관계가 형성되고 유지될수록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 배우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아름답고 뛰어난 점을 발견하고도 자신이 그들보다 못났거나 부족하다는 내면의 속삭임에 더는 시달리지 않을 수 있게 된다.
마음 속에 떠오르는 생각이라고 다 옳은 것은 아니다. 생각은 사실상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쉬지 않고 떠들고 울먹이고 비난하고 비판하며 독설을 날리거나 의문을 제기하고 붕평을 일삼는다. 그런 마음이나 생각과 홀로 마주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래도 더는 이런 식으로는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일어나기도 한다. 나 자신을 즐거운 마음으로 마주할 수 없다면 그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므로 결국 자신과 협상을 하게 되고, 앞으로는 나 자신이 스스로 조금 더 견디기 쉬운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내 마음 속의 본 모습을 조금 더 편하게 대하고, 내 생각에 지배당하지 않고, 그리고 언젠가 나 자신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타협이다. 내 인생이 통제할 수 없는 내면과 외부 상황에만 전적으로 달린 것이 아니라는 감이 잡히게 된다.
마음이 흥분되고 진정이 되지 않을 때 누구나 습관처럼 심호흡을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슬픔이나 불안감이나 외로움이 밀려들 때 천천히 심호흡에 집중하고 계속하다 보면 나 자신의 의식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머릿 속 생각을 의심 없이 믿지 않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9월 첫날, 첫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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