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52-8]이무소득고(以無所得故): 얻었지만 얻은 바가 없어서 일체가 공허하다: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면 주자라는 상은 생기지만, 진정한 마라토너는 되지 못한다
겨우 이제 숨차는 것을 무릅쓰고 달릴 수 있다는 방법과 자신감을 지니게 된 것일 뿐이다.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달리기에 대해 너무 아는 척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 겉으로는 “죄송합니다!”하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싫어하는 교만심으로 거만, 상대 비하, 거짓 우월감, 부덕함을 숨기지 않을 때가 있다.
만약 ‘나’와 ‘너’의 상에 집착하면 상대적 우열감이 제거되지 않아 문득 가벼이 여기는 마음이 생겨난다. 얕은 지혜를 가지고 세상사를 이해하기 때문에 널리 열람하여 그것이 마음에 쌓이게 되는 것이다. 눈 밝은 사람이 높은 산 위에 올라가면 보이는 바가 아무 것도 없는 것과 같다.
우리 모두 결국에는 수행을 통해 빈 안목에 도달해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아야 한다. 근본으로 돌아가 의미를 얻어야 비로소 자연에 상응할 수 있게 된다. 의학을 전공하여 박사가 되면 의학박사일 뿐, 문학이나 철학박사는 되지 못한다. 이 이치를 깨달아야 교만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부처를 초월하고 조사를 초월하고자 하더라도 모름지기 생각이 비워져야 가능하다. 세상의 아름다운 꽃과 세상사 모든 명예나 권력은 한갓 먼지에 불과할 뿐, 아집과 욕심과 욕구가 마음 속에 남아 있는 한 거기에 집착하게 되어 편안함을 가까이하지 못하게 된다.
진리는 우리 몸의 피부가죽과 살과 같다. 그것들이 드러났다고 해서 뼈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의 모든 부분과 생리작용들을 끝까지 자세하게 공부하면 어느 순간 ‘아하~!’하고 깨닫게 되며, 깨닫지 못하더라도 나름대로 확신은 가지게 된다. 그것이 바로 근기를 강하게 하고 실천력을 깊게 하는 변하지 않는 방책이다. 모든 거리를 다 달려봐야 진정한 마라토너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