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52-9]이무소득고(以無所得故): 얻었지만 얻은 바가 없어서 일체가 공허하다: 내가 소개하는 진리는 어떤 것이든 부처님이나 스승님들의 깨달음의 말씀일 뿐, 내 것이 아니다
학교 다닐 때나 젊었을 적에는 그래도 지금보다는 신심이 더 깊어 절에 자주 찾아가서 법당에서 부처님께 알현 신고로 삼배를 정중히 올리고, 스님들께도 깍듯하게 예의를 다해 모셨다. 그런데 갈수록 신심과 진리 탐구에 대한 근기가 약해지는 듯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 못하고 있는 듯하여 죄를 짓고 있는 느낌일 들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과거적 열정들을 되돌아보고 지속적 수행이 이 세상에서 할 일 가운데 가장 요긴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반야심경을 듣고 외우지만 중간 중간 기억나지 않는 구절들도 있고 하여 발심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학술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이러저러하게 이야기를 할 수는 없겠지만, 말씀 한 마디, 한 구절을 깊이 느끼고 이해하며 나름의 안목을 만들어 간다.
훌륭하신 스님들이나 법사님들처럼 혜안이 열리지 못한 중생의 입장에서 한계가 많지만, 나의 근기에 따라 조금씩 한 번에 깨달을 수 있는 진리의 길들이 있음에 너무 행복하다. 부처님의 말씀이 바로 그대로 깨달음의 형식으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충분히 깊이 깨닫지 못함은 오로지 나 자신의 큰 허물인 근기의 약함으로 마음의 문이 확실하게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한 번씩 아는 바를 주위에 이야기하면서 신심을 돈독히 하고, 분심과 용맹심을 일으켜 서로 진리의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장삼이사의 삶에서 내가 받은 온갖 지지와 용기와 격려의 힘들에 보답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진리의 말들은 내가 한 말이 아니라 부처님부터 모든 조사와 스승님들이 하신 이야기일 뿐이다.
아무리 미사여구를 사용하거나 이야기를 잘 해도 이 우리가 살아가는 우주 법계에 가득한 부처님의 말씀이나 스승님들의 깨달음의 말씀들을 모아 정리해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젊을 때는 그런 내놓기 부끄러운 글들이라 감히 함부로 내놓기도 어려웠다. 상에 집착하여 수행하고 정진, 고행하며, 무지를 닦아 티끌과 모래알처럼 많은 번뇌까지도 끊어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