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빠르다!'란 생각이 절로 든다. 벌써 올해도 전반기의 마지막달이 되었고, 벌써 이틀이나 지나갔다. 그냥 놀면서 지나진 않았지만, 머릿 속에 남아있는 지난 2일간의 기억은 희미하다. 인생은 한정품이지만, 세상은 여전히 변함없이 사계절 그대로다.
우리는 '인간적인가? 아닌가?,합리적인가? 아닌가?'의 끊임없는 일상적 투쟁 속에서 무한해 보이지만 주어진 인생을 소모한다. 내 인생을 조금만 차분하게 들여다본다면 그리 대단치도 않는 일이지만, 그런 인생에 대해 수시로 흥분하며 살아간다.
나라면 그렇게 끼어들면서 차선을 변경하는 것이 당연하므로 대수롭지 않지만, 나중에 다른 누구에게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흥분하며 이야기한다. 특히 그 사건이 사고로 연결되어 자신이 다치거나 아파서 입원하기라도 하면 말할 필요도 없다.
왜 그 운전자는 그런 성향 때문에 다른 곳에서라도 사고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냥 내버려두고 내 일에 집중할 수 없을까? 그것이 잘 안 된다면, 그냥 '아이고 불쌍한 사람'하면서 마구 서두르며 살아가는 일상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내 과거를 비춰보자.
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옆 차선의 어떤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려고 깜박이를 켜면 갑자기 조바심이 일어난다. 그래서 욕을 하며 흥분하는 것이 당연한 마음이라 생각하는 식이다. 일상에서 생겨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일도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지 못한다.
이런 간단한 생각의 전환이 우리 자신의 행복을 지키고, 다른 사람과의 문제에 휩쓸리는 더 큰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멋진 방법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복잡한 세상에서는 단순하면서도 짜증스러운 일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너무나 복잡하게 서로 얽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다.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거나, 얼토당토 않는 비난을 들어도 그냥 아무 대꾸 없이 감수해야 하기도 한다.
행동하는 순간은 께름칙할 수도 있지만, 사소한 일상적 일들에 흥분하거나 신경쓰지 않는 방법을 깨닫는다면 그에 따르는 보상은 엄청날 때가 많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일상의 작은 일들에 신경쓰느라 끙끙거리면 힘과 열정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나이 들수록 사회 활동과 신체 능력이 줄고, 쾌락조차 잃은 채 죽음을 기다리는 수동적 존재로 보는 사회적 통념을 단호히 거부하고, 오히려 몸의 민첩함은 줄어도 판단력은 깊어질 수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면 일상의 삶이 쉬워진다.
쾌락에 집착하지 않더라도 되는 나이 듦은 내 의식을 자유롭게 만든다. 오히려 죽음은 젊은이들에게도 불시에 올 수 있음을 이해하면 죽음도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 듦이 오히려 축복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로마 철학자 키케로의 의견을 긍정하게 된다.
사소한 일상들은 조금 대범하게 수용하고 신경 쓰지 않으면 그에 따르는 보상은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지고,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아쉬워하던 인생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되고, 더욱 강하고 친절하고 유연해진 자신을 즐기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