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4.05.20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우리 일상은 정해진 길을 달려가는 하나의 돈키호테적 모험담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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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과 함께 외출을 한다는 것은 자전거를 타고 앞에 펼쳐진 길을 따라 아무 장애 없이, 즉 경계에 대한 막힘이 없이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떤 목적의 단지가 조성되는 초기부터 눈을 떼지 못한다.

그냥 바쁜 삶을 살아가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갑자기 지면에서 우뚝 솟아 오르는 인공적인 기둥들이나 외형의 형상화되는 모습들에 나도 모르게 집착하게 된다. 건물의 건축과 관련된 설화와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버스나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눈앞에 펼쳐진 인공적 변화를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 그런 것들에 왜 그렇게 관심을 쏱느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아마도 한 마디로 대답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갑자기 강 근처에 살게 되어 그런 갓일 수도 있고, 손바닥만 한 시멘트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온갖 의료적 치료에 대한 이야기와 초조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대상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런데 대규모 아파트 건축 현장에 관심을 두게 되면 그런 단지가 조성되기 시작한 이후로 모두가 그쪽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매일 오가면서 진행과정을 주위 지인들에게 알려주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의 일상과 더 가까운 강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고 철석거리는 물결 소리와 함께 공사장에서 울려 나오는 소음을 듣는다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소음을 직접 측정기로 측정하거나, 다른 부분으로 방향을 튼다.

우리 삶과 세상이 만나는 지점, 출렁거라는 파도 속에 우뚝 솟은 시멘트 기둥들을 멀리서 바라보다 가까이 지나가면 괜히 두려운 마음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는 공사장 현장 책임자를 믿고 삶의 현장으로 향하게 된다.

건축 단지는 우리삶의 현장에 가까이 있으며, 일상적을 지나다니느 길에 공사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을 구경하기에 충분한 거리이다. 내가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들을 가족들이 창을 통해 바라볼 수도 있는 거리이다.

건축단지는 항상 우리가 삶의 현장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가깝게 있다. 우리가 집을 떠나는 모습을 가족들이 창가에서 지켜보고, 은은한 강은 푸은 색으로 반짝거리고, 물결이 일으키는 물결의 파도들은 하얀 거품으로 덩어리로 보인다.

출발과 함께 걸음의 속도가 높아지면 숨결도 함께 거칠어진다. 그런 변화 자체가 즐거워 어찌할 바를 모를 때도 있다. 2,30분뿐 쯤 지나면 끝없이 어어지는 길 위에 나 밖에 없을 때도 많다. 세상이 눈부신 햇살 속으로 사라지고, 주변엔 이정표만 서있다.

세상을 등지고 떠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나는 항상 생각에 잠겨 든다. 내가 못 보는 사이에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 줄곧 생각하게 된다. 있는 힘껏 소리치지만 세상의 소음 속으로 잠겨 들 뿐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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