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저녁의 횡단보도 낙상사고로 인해 좌측 얼굴과 어깨, 팔과 손모, 손등에 작은 찰과상 손상들을 입었다. 그리고 어제까지나 자신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혼자 해봤다. 세상을 등지고 떠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는 살아오면서 온갖 세상의 자료들을 탐독하다 살짝 맛이 간 돈키호테 같은 사람들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두 발을 산초로 알고 달리고 있다. 꼭 질병에 걸려야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우리 자신의 인식에서 오해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살아가는 모든 것이 경하고 심하고를 떠나 전부 자기 인식의 일환으로 이어지고 또 발생하는 것이다. 그것이 죽과 사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당장은 죽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죽는 것은 딱 하나, 나의 무사안일주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내가 너무 무사안일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폐업 후 1년 동안 더 불안햇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개원한다는 것도 다시 무사 안일주의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그런 무사 안일로 화를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어리석음의 반복이다. 세상은 자세히 바라보면 볼수록 외형적으로 모든 것이 초현실적 모습들이다. 건물이나 도로, 다리나 계단, 차량이나 선박들에는 한쪽에 커다란 집들이 들어서 있다.
아침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살은 눈부시게 빛나고, 철탑들 사이에서 뻗어나온 케이블이 끊어질 듯 팽팽하다.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어려운 모습들이다. 너무 커서 항구에 들어오지 못하고 수평선 위에 다리를 내리고 선 거대한 배들은 더 상상 이상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나 자신도 저렇게 비현실적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렇게 별난 모습으로 가능할 것 같지 않는 프로젝트, 집을 찾아 급한 걸음을 계속 묵묵히 수행하고 있었을 것이다. 극히 정상적인 가족들을 만났을 때 그들이 오히려 별난 사람들 같았다.
길을 가다가 나는 종종 자주 내 자신의 사진을 찍는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휴대폰 배터리와 저장 공간이 충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한 번씩 바라보면 놀랍게도 표정이 다 비슷하다.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갈 시간이 되어 가고 있다.
지루하거나 즐거운 표정, 지치거나 배고픈 표정, 뭔가 복잡한 생각에 빠졌거나 아는 사람을 만난 듯 즐거운 표정 등 다양한 듯하지만 똑같은 얼굴에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생각의 속도가 그렇다는 말이다. 이제 초점을 무사안일에서 밖으로 돌려야 한다.
신경섬유의 수초가 폭발적으로 생성되는 동안은 생각이 빠르게 진행되지만, 영감처럼 어떤 생각이 번쩍하고 떠오른 순간의 얼굴 표정은 근육들의 즉각 반응으로 나타난다. 생각과 반응 사이에 시차가 전혀 없다. 기쁘기도 하지만 놓치는 부분도 많아 두렵기도 하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화요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