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은 다양하다. 산과 평야도 만날 수 있고, 모래사막도 만날 수 있다. 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하는 것은 고산 등반처럼 사전에 닦인 길을 잘 따라가야만 성공적으로 졸업할 수 있는 인내와 훈련의 과정이다. 이 길에서 벗어나면 졸업이라는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직업을 찾아가는 것은 길 없는 사막이나 정글을 헤쳐나가는 것처럼 방향을 잘 잡고 앞으로 무조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하고 건너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도전과 변화의 과정이다.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인생은 등산과 같다."는 말이고, 또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데 있다. 항상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젖먹던 힘까지 다해 정상을 향해 가며, 정상에 곧 도달할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며 해야 할 일을 다 끝낼 때까지 휴식도 없이 그냥 열병에 걸린 듯이 내달리고 있다. 어릴 때 자주 들었던 말 중에 "쏟아지는 총탄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적진을 향해 온 몸을 날려 승리를 이끌어냈다."는 보병식 전투정신이다.
삶과 인생, 즉 인생살이의 핵심은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예방함으로써 내 삶이 외부 위협에 구애 받지 않고 공기처럼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고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적절한 휴식을 통해 삶의 여정에서 만날 수 있는 재앙은 최소화하고 안정은 최대화할 수 있는 삶의 가치와 철학이 원칙이 되어야 나의 생존 뿐만 아니라 성장과 발전, 삶의 품격이라는 우리 사회의 핵심 목표에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휴식을 모르고 열심히 앞만 보고 목표를 향해 달려 가다가 어느 날 퇴직이라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면, 은퇴 후 그동안 간과하거나 지나치거나 미루었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매울 수 있을꺼라는 생각은 인생 여정의 핵심을 잊은 것이다.
고산 등반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극도로 피곤한 상태에서 정상을 향해 계속 나아가다가 동상에 걸려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절단하거나 심하면 귀중한 자신의 목숨까지 잃기도 하는 것이다. 사막이나 정글에서는 다행이도 정상 정복에 대한 열병을 앓지 않아도 된다.
사막이나 정글에는 올라가야 할 정상이 없다. 단지 어제와 똑같은 지평선과 나아갈 방향만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짧고 굵게'보다 '길고 가늘게'보라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올라가야 할 목표인 산으로 보지 말고 나아가야 할 방향인 사막이나 정글로 보라는 의미다.
인생을 산이 아니라 사막이나 정글로 보면 살아가는 방법 뿐만 아니라 중요한 인간관계까지도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달려가다 힘들 때는 멈추거나 걸으며 쉬면서 활력을 회복하게 되면 더 멀리, 더 많이 달릴 수 있게 된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지만, 중간에 쉬면서 가기보다 계속 가다가 기진맥진하거나 지쳐 쓰러지면 회복하는데 훨씬 더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더 많이 더 자주 휴식 할수록 더 멀리 더 빨리 갈 수 있다는 말은 인생살이의 진리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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