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 산책길을 달리거나 걷다 보면 오래 전에 길에서 자주 만났던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안녕하세요? 오랫만입니다. 잘 지내시지요?"하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지나친다. 말 그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우리 인생에 지나간 일이지만 일어나지 않은 가장할 필요는 없다. 중간에 안 좋은 소식이라도 들은 적이 있다면 유감 정도는 짧은 순간이지만 전할 수도 있다. 그런 일이 있었지만, 여전히 멋진 사람이고 좋은 이웃이라고 진심을 담아 대할 수 있다.
우리의 남다른 재능과 능력이 계속 숨죽이고 있게 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상대가 어떤 사람이든, 또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는 나름으로 여전히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고, 또 그러고 있다.
앞으로도 분명히 전혀 새로운 삶이 펼쳐질 수 있을 수도 있으며, 한 때 누렸던 막대한 권력과 영향력은 행복한 인생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권력이나 영향력 하나 없어도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들도 많이 있음을 깨닫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자신만의 길을 따라 묵묵히 나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어깨 두드리며 말애주고 싶다. 분면 자부심이 넘치고 생각이 깊으며 현명한 사람들이 이런 말을 건넬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말을 갑자기 만난 사람들에게까지 건네는 이들은 많지 않다. 아니 드물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아무 말도,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은 어리석은 침묵이다.
내가 말하는 솔직함의 뒤에 숨은 예의와 지혜를 헤아리려면 우리 자신이 상대의 처지에 있다는 역지사지의 생각이 필요하다. 설사 과거에 잘못을 저지르고 교묘히 모면하려다가 현생범으로 붙잡혔다고 생각해보자.
죄가 없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발각되었다면 그간의 명성이 더렵혀지거나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될 만한 일을 저지른 적이 있거나, 적어도 저지를 뻔한 기억을 고통스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스스로 물어보자. 죄가 발각된 사람이 그가 아니라 나였다면 어땠을까? 지금와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대해주길 바라겠는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모든 사례들에 적용되는 신중함의 법칙을 여기서도 사용해보자.
자부심이 높은 사람들은 이 법칙을 무시할 수 없다. 이것이 모든 사람과의 인간관계에서 만족할 수 있는 열쇠임을 알기 때문이다. 침묵으로는 결코 대신할 수 없다. 침묵은 나약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의 피난용 비상구일 뿐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올해 후반기 첫날, 월요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