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현재의 사실만 알고 있을 뿐 완벽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마음의 문제는 마음의 차원에서는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마음은 근본적으로 결함을 가진 것이기 때문이며, 복잡한 마음을 연구하면 훌륭한 심리학자일 뿐, 마음을 넘어가지는 못한다.
광기를 연구한다고 해서 멀쩡한 정신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자신을 마음과 동일시하여 거짓된 자아인 에고를 창조하고, 그런 에고로 하여금 나의 존재에 뿌리를 내린 진정한 자아의 대리 역할을 맡게 하는 것이다.
에고의 욕구는 끝이 없고 쉽게 상처받거나 위험을 느끼기 때문에 항상 두려움과 결핍감 속에서 살아간다. 마음이란 근본적으로 잘못 작용하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면 거기서 파생되는 수많은 문제들로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런 결핍감과 두려움으로 인한 마음의 고민을 복잡한 나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로 삼을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에고는 항상 거짓된 자아 의식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서 뭔가를 필요로 하며, 문제가 있으면 쉽사리 거기에 들러붙는다.
그래서 나의 고민거리가 마치 나 자신의 일부라도 되는 양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나의 고민거리는 내 존재의 일부가 아니라 생각처럼 그냥 일시적으로 나를 스쳐지나갈 뿐이다. 일단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 문제에 붙잡힐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그런 문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나 자신의 자아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무지한 에고에 휩싸인 채 고통과 괴로움에 많은 것을 투자하고 있을 따름이다. 마음이나 감정은 나 자신이 아니므로 나 자신과 동일시할 필요가 없다.
마음이나 감정을 나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이 나의 깊은 무의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차리게 되면, 거기에서 벗어나 비로소 현재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 현재에 존재하고 있을 때는 마음과 뒤엉키지 않으면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다.
마음 자체가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저 훌륭한 도구일 뿐이다. 마음이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나 자신을 마음 안에서 찾고 그것을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에고의 마음이 되어 내 삶 전체를 차지해 버리는 것이다.
내가 마음 속에 완전히 빠져 있는 동안은 마음이 곧 나라는 생각에서 빠져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물고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데 시간이라는 망상을 끝내면 그것이 가능하다. 시간과 마음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마음에서 시간을 제거하면 내가 다시 시간을 사용하기를 결정할 때까지 마음은 멈추어 버린다. 마음을 나 자신과 동일시한다는 것은 시간의 덫에 갇히게 되어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기대 속에서만 충동적으로 살아가게 된다. 내 삶의 현실은 지금 여기일 뿐이다.
오늘도 새롭고 멋진 한 주 시작하는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