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3-11]나의 삶이 항상 고달픈 이유: 업력이 냉철한 이성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어째서 어떤 사람은 미국에서 태어나고 나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으며, 어떤 사람은 도시에서 태어나고 나는 시골에서 태어났을까? 어째서 사람들이 생김새나 운명은 천차만별일까? 똑같은 사고를 당했는 데도 어떤 사람은 살아남고 어떤 사람은 죽을까? 이 모든 차이들을 설명해주는 것이 바로 업력이다.
업력은 업의 힘이다. 엄밀히 말하면, 바로 행의 힘이다. 업력은 나로 하여금 어떤 일을 하게 만드는 아주 강력한 동력이다. 때로는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일을 하기고 한다. 그래서 영어로는 '충동(impulse)'으로 번역하기도 하고, 욕망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행에는 사람을 움직이는 동력이 있다는 의미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보고 멋진다는 느낌을 받고, 함께 있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느끼고, 그것을 행동으로 옳기는 사람은 '나'일까?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그것은 진정한 '내'가 아니다. 그 이성을 사랑하면 안 된다고 냉철한 이성으로 저저하는데도 불구하고 기어이 사랑해버리는 사람이 어떻게 진정한 '나'일 수 있을까?
차가운 이성으로 경고 했지만, 사랑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업력 때문이다. 그 욕망 속에 숨이 있는 업력이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내가 행하는 것은 사실 실재하는 '내'가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업겁를 거쳐 쌓이 업력이 모여서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관자재보살이 "행이 곧 공이다"라고 말한 것은 행에 대한 집착을 버려 업력을 일으키는 욕구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의미다. 업력을 일으키는 행이 발생하면, 그것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알고 인과의 윤회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매사에서 그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욕망 속에 숨어 있는 업력의 존재를 알아채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