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단계를 밟는다는 것은 준비 없이 높은 단계로 건너뛰기보다 그 전의 낮은 단계부터 하나씩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초보자가 처음에 겸손하고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탐구하며 성취로 이어가듯 모든 것이 작고 두려운 단계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마라톤 대회를 완주하려면 우선 달리기를 시작해야 한다. 달리기를 하려면 훈련 계획을 짜고, 한 번에 30분이나 1시간씩 5~10km 정도를 달릴 수 있을 때까지 조금씩 몸을 적응시켜 나가야 한다. 단계를 밟는다는 것은 매일 길에서 달리는 과정을 뜻한다.
'왜 이렇게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은 나중 문제이고 지금은 다음 순서의 훈련 계획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매일 혹은 이틀마다 실질적으로 수행해야 할 훈련량이 단계를 밟는 것이다.
아무리 장거리라도 매일 조금씩 달려갈 수 있게 되면,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하기 전에 재빨리 달릴 수 있는 거리가 된다. 하루 한 시간 달리면 남은 하루를 달리지 않았다는 죄책감이나 달려야 한다는 불안감 없이 보낼 수 있게 된다.
매장에 들러 신발이나 옷을 사거나, 달리기 강좌에 어떤 것이 있는지를 보기 위해 신문을 펼치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은 아주 소소한 일이다. 내 경험으로 창조적 달리기를 위해 매일 할 수 있는 행동이 한 가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달리기 훈련을 하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이 바로 단계를 밟는 것이다. 창조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삶의 일부를 버려야 한다는 암묵적이고 무의식적인 기대나 두려움을 갖는다.
'이런 직장에 다니면서' 또는 '이곳에 살면서',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달리기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삶을 한꺼번에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갑작스런 커다란 변화는 오히려 실패의 원인이 된다.
내가 도약해야 할 지점을 너무 높이 두고 거기에 너무 비싼 값을 매김으로써 창조적 삶을 실천하는데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배우자와 이혼하고 이사 갈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 첫 달리기 훈련에 집중할 수는 없는 일이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극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디. 그런 극적인 삶에서 파괴적인 경우만 추려내어 스스로 창조적인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이용한다. 마라톤을 완주할 걱정에 사로잡혀 아예 훈련을 하지 못하니 마라톤 대회에 나갈 일이 있을 없다.
'마라토너가 되면 어떤 생활을 할까'라는 거창한 환상에 빠져 지금 이 순간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훈련의 변화들을 보지 못한다. '꿈은 크게'라는 생각이 마라토너가 되는데 건너뛸 수 없는 단계가 얼마나 많은지를 무시하고 그저 뜬구름만 잡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