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17.09.07 + 작 성 자 : 관리자
+ 제     목 : 손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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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어떤 때는 뻔한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날씨가 선선해지면 항상 교복 명찰 아래 가슴에 달고 다니던 것이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리본이었다. '다시 본다'는 말은 적극적을 살펴본다는 의미다.

다시 본다는 것은 호기심을 갖는 대상이 무엇이든 실마리를 찾아 매듭을 풀고 그 실체가 완전히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는 손이다. 우리 민족의 손은 특히 그 재주와 민감함이 세상 그 어떤 동물이나 민족보다 특출하다.

능숙한 동작을 해내는 손의 능력 덕분에 복잡한 계획을 수립하고 , 결정을 내리고, 자기 통제를 관장하는 신경망이 더 세심하게 진화해 왔다. 손은 뻗고, 만지고, 쓰다듬고, 쥐고, 조작하고 , 놓는다.

자판에 글자도 치고, 냄비를 젓고, 머리를 빗고, 접시를 씻고 닦고, 기어를 바꾸고, 귀를 긁고, 문을 열고, 돌을 던지고, 사랑하는 사람을 포옹하고, 이불 속에 들어가게 해주기도 한다. 완벽하거나 때로 아프기도 하지만 언제나 사랑스럽고 대단히 중요하다.

손의 소중함을 인식하면 덩달아 삶의 소중함도 인식하게 된다. 손에 마음을 쓰면, 즉 손이 느끼고 손이 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일수록 세상과 더 감각적이고 직접적인 교감이 가능해진다. 지금 손끝을 움직여 얼마나 예민한지 한번 느껴보자.

손끝에는 가로 세로 2.5cm당 신경 말단 세포가 2만 개나 분포되어 있다.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쓰다듬는 느낌, 엄지손가락으로 다른 손가락을 차례로 만지는 느낌, 한쪽 손의 손가락으로 다른 손의 손가락을 쓰다듬는 느낌을 느껴보자.

손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해보자. 손으로 커피 한 잔을 감싸고 있을 때의 즐거움, 가려운 머리를 긁었을 때의 후련함, 단추 구멍에 단추를 끼웠을 때의 만족감, 악수할 때 상대의 손을 꽉 잡는 느낌, 친구의 어깨, 사랑하는 사람의 살결, 어린이의 머리카락을 느껴볼 수도 있다.

운전, 메모, 전구 갈기, 칼질, 나무 심기, 화분 갈이, 식품 계량하기, 양파 껍질 벗기기 등 손의 능숙한 동작을 느껴보자. 칼을 들고 있거나 주먹을 쥘 때, 여행 가방을 끌고 갈 때 손의 힘을 느껴볼 수도 있다.

손이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자. 무언가를 가리키고,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하고, 손을 펴고 오므리고,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오케이 제스쳐를 취하고, 만나거나 헤어질 때 손을 흔들기도 한다.

손바닥이 붉거나 손가락 마디에 살이 많거나, 손에 땀이 많이 나거나, 몸에 비해 손이 크거나 손가락에 튀어나온 혹이 있는 등 손의 건조한 피부, 손바닥 색깔, 얇은 손톱 등은 암과 같은 감춰진 질환의 단서로서 중요한 건강신호가 될 수도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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