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울리는 것은 파동이 일어나는 것이며, 그것이 소리로 들리고 인식될 수 있다. 이런 공기의 파동화 능력 자체가 바로 모든 소리의 근본이고 바탕이란 점에서 소리의 체, 즉 몸통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체에 수많은 상과 다양한 용을 대응시킬 수 있다.
각각의 모든 소리는 이런 체로서의 소리 자체, 순수 잠재성으로서의 소리가 특정 조건에 의해 특정한 파동을 얻게 되고, 그런 파동이 이웃한 다른 파동이나 소리가 들려지는 조건 등과 만나며 이런저런 소리로 규정된다.
구체적인 소리들은 조건에 따라, 음악당이나 선방, 또는 강연장이나 도서관인가에 따라 늘어나고 줄어들 수도 있지만, 그런 소리가 될 수 있는 순순 잠재성으로서의 소리 자체, 파동화될 수 있는 공기의 능력 자체는 늘지도 줄지도 않을 것이다.
아무 것도 연주되지 않고 않고 말하거나 우는 동물이 모두 멸종한다고 하더라도 파동이 될 수 있는 공기의 능력 자체, 순수 잠재성으로서의 소리 자체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신사이저로 새로운 소리를 무수히 만들어낸다고 해서 공기 능력이 늘어나지도 않는다.
개개의 소리는 우리가 말을 하거나 연주를 하거나 자고 있을 때처럼 조건에 따라 발생하기도 하고 소멸하기도 하지만, 순순 잠재성 차원에서 모든 소리가 될 수 있는 소리 자체는 발생하기 않으며 소멸하지도 않는다.
만약 어떤 주파수의 소리로 발생했다면 피아노 소리나 클랙션 소리 등 특정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그것은 파동이 죌 수 있는 잠재성으로서의 소리 자체는 아니다. 그저 하나의 파동이고, 하나의 소리일 뿐이다.
그 소리는 파동이 사라지면 들리지 않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소리가 될 공기의 잠재성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순수 잠재성으로서의 소리 자체, 소리의 체는 특정한 소리가 생멸하는 바탕을 이루는 그 소리 자체는 생멸하지 않는다.
생멸하는 그 공성으로 인해 사실은 바로 그 생멸하는 소리가 만들어지고 변화되며 들리는 것이다. 소리가 존재하는 곳이면 이디든지 존재하는 것이 바로 불생불멸의 소리 자체, 파동이 될 수 있는 공기의 잠재적 능력 자체이기 때문이다.
소리에 대해 연기적 조건을 추상하여 순수 잠재성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따로 존재하는 별개의 원소적 소리를 찾아내는 것도 아니다. 각각의 소리가 연주되거나 중지되는 생멸의 활동이 있는 바로 그 상태에 존재하는 것이다.
공기의 파동을 감지해 분별해 듣는 능력이 없다면 공기의 파동은 그저 공기의 흔들림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공한 소리 자체의 본성은 구체적인 소리가 없다면 없는 것이다. 생멸의 세계와 불생불멸의 세계가 둘이 아닌 하나로 존재한다는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