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날마다 내가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든 간에 그것은 나의 마음에 깊이 침투한 생각과 관념이 원인이다. 작은 문제에 붙잡혀 있을수록 그것이 큰 문제가 되며, 나를 괴롭히는 생각과 감정들의 소용돌이가 실제로는 무력하고 덧없는 것이다.
내 마음 속에서 폭풍처럼 일어나는 쓸데없는 생각과 감정들이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비논리적으로 왔다가 가는가를 바라보면 그것들이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견고하거나 실재하는 것이 아님을 직접 깨닫게 된다.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대한 믿음을 버리면 그것들 너머에 있는 이야기의 주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무한히 넓게 열린 순수한 의식, 바로 내 마음의 본성이 그것이다.
말할 수 없이 평화롭고, 일단 반복된 경험을 통해 자리 잡으면 실제로 모든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 상태를 통해 발산되는 절대적인 행복의 경험은 끊임없이 요동치는 내적 외적 경험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이 없는 바로 그런 평화의 상태다.
일생 동안 내내 나를 따라 다니던 불안감을 극복하면 할수록, 그동안 배운 삶의 철학들을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이해함으로써 평화와 자신감, 그리고 행복을 얻고, 이렇게 해서 얻게 되는 편안함은 객관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유지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내가 배우는 삶의 진실들은 사실 나 자신의 경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을 비롯하여 내가 이 세상에 있기 이전의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전수되어 온 진리를 직접 적용함으로써 얻어진 결과이므로 우쭐해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우리의 일상은 일종의 대학에서 거의 매일 치르던 쪽지시험이나 비슷하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내가 뽑은 쪽지에 적힌 주제에 대해 그 자리에서 답을 써내는 것처럼 삶의 순간에 마주한 일의 의미를 이해하고 선택하거나 버리는 과정의 반복이다.
세상은 내게 삶의 특정한 순간들의 의미를 그 자리에서 설명하기를 요구하기도 하고, 그런 설명의 근거에 대한 주석을 요구하기도 하며, 그런 것들에 대해 공개적인 논쟁에도 밀어넣으며, 삶의 진리에 대한 핵심 사항들에 대해 예상치 못한 정확한 답을 요구한다.
세상은 내게 내 주위 공동체의 일상적인 일들을 관리하는 임무를 주기도 하고, 내가 속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대한 배움과 나눔의 장을 여는 책임을 맡겨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일을 병행하도록 요구하기도 하고, 나 자신도 지금까지 사회적 빚을 갚는데 망서리지 않았다.
세상이 내게 충분히 그 의무들을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데 어찌 그런 세상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세상의 가르침과 도움을 받기 위해 언제든 의존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나는 참 복 받은 사람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