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4.09.10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매일 아침을 출발점 삼아 일상의 숨겨진 비밀을 탐색하다 보면 헤어나지 못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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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엉감 덩어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서 배워라."란 말도 있지 않는가 말이다. 아이들이 말이나 간단한 행동에서 삶의 영감을 얻을 때가 있다. 항상 세상을 새롭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럴 때 아이들은 나의 내면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하긴 그 전에도 내 시선은 늘 내부로 향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다시 관점을 돌려야 할 때다. 그런 우리에게 아이들은 완벽한 영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곳저곳 돌아다니거나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고 뭐든 쉽게 쉽게 받아들인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간다. 아이들은 커면서 세상에 처음으로 의심을 품기도 하고, 집안에서도 숨박꼭질 놀이를 하기를 좋아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뭔가를 찾을 때는 동그랗게 눈을 뜬 눈에 호기심과 간절함이 잔뜩 묻어있고, 속임수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다. 우리가 막 손을 흔들어도 미처 보지 못하고 다른 방으로 가기도 한다. 찾지 못하면 갑자기 놀이를 그만하겠다고 멀해 놀래키기도 한다.

갑자기 가족들이 자신만 남겨두고 떠날 줄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간 벌어진 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잘 정리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막상 이야기하려니까 생각나지 않을 때가 많음을 알게 된다.

후줄근한 복장, 열리지 않는 문, 말더듬증, 떠오르지 않는 단어, 안개낀 길에서 헷갈리기 등 인지력 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거의 다 나타나고 있었는데, 정작 나만 그런 사실들을 모르고 있었다.

아무리 돌아봐도 내가 퇴행성 인지 장애에 대한 반응이 적절했는지 잘 모르겠다. 나 자신에게,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유용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는 늙음을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하나의 새로운 모험으로 생각하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면 터무니 없는 생각으로 보이거나 들리지만, 내가 늙어감을 갑자기 맞닥뜨린 새로운 세상을 탐색할 기회로, 또 그 안에서 내 자리를 찾아볼 기회로 여기고 싶어했던 것같다. 나는 진실을 발견하고자 길을 떠났지만,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그 때문에 내 삶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할 수도 있었겠다. 만약 그랬다면 이것이 진정한 내 삶의 이야기일까? 많은 사람들이 늙음에 대해 엄청난 비극으로 여기는 것 같지는 않다. 어떤 사람들은 항상 유쾌하게 자신의 활기를 즐기며 유유히 살아간다.

우리 삶에서 늙음이 차지하는 공간은 얼마 안 된다. 늙음 뿐만 아니라 나쁜 소식에 대한 반응도 사람들마다 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반응 중 하나는 운동이다. 달리기와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은 자칫 침울해질 수 있는 노화를 청명하게 빛나는 기분 좋은 하늘로 만들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가까운 산길을 달리거나 걷는 트레일런을 통해 바위와 하천을 건너며 짜릿함과 힘듦을 거치며 때로는 위험이 노출되기도 하고, 산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도 알아차리며 정상에 올라섰을 때의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세상은 언제나 환하고 밝게 빛난다.

그리고 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나의 익숙한 삶이 있는 세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무의식 속에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끔찍한 일들이 나에게도 닥치지 않으리란 확신이 없지만, 그런 상황에서 나는 항상 이런 삶을 반복할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시원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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